우리고장의 문화재 탐방<11> 천연기념물
우리고장의 문화재 탐방<11> 천연기념물
  • 이강선 기자
  • 승인 2007.01.26 00:00
  • 호수 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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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량리동백나무숲

마량리동백나무숲

서면 도둔리에서 남서쪽으로 뻗어 내려간 작은 반도 끝의 조그마한 섬이었으나 간척사업으로 육지에 연결되어 있는 작은 동산에 마량리동백나무 숲이 자리를 잡고 있다.

동산의 모습은 해발 25m, 면적 2㏊의 작은 산이나 간척지인 평지에 울창한 숲이 우뚝 솟은 아름다운 모습이다. 산에 오르면 넓은 바다와 육지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옛 선비들이 정자를 짓고 풍류를 즐긴 것으로 생각된다. 더구나 인근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동백꽃이 피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 들기에 충분한 명승지이다.

면적이 협소하여 적정 수용인원은 많아야 5~6백명이 적정인원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때로는 그 이상의 인원이 몰려와 설 자리도 없게 되어 동백나무숲 속까지도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어 동백나무가 생육억압을 받고 있다. 일부 관람객들은 휴식에 그치지 않고 새로 돋아 나온 동백나무 치묘를 캐간다고 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동백나무 숲을 영구적으로 건전하게 보전하기 위하여 탐방객의 예약을 받아 인원을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천연기념물 제169호

마량리동백나무숲은 1965년 4월 1일 천연기념물 제169호로 지정되었으며 그 사유는 동백나무숲의 유래 및 관련 민속의 보존 차원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이었다.

동백나무는 차나무과에 속하는 나무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중국 등의 따뜻한 지방에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쪽 해안이나 섬에서 자란다. 꽃은 이른 봄에 피는데 매우 아름다우며 꽃이 피는 시기에 따라 춘백(春栢), 추백(秋栢), 동백(冬栢)으로 부른다.

전설에 따르면 약 300년전에 이 지방의 관리인 마량첨사(僉事)가 바다 위에 꽃다발이 떠 있는 꿈을 꾸고 그곳 바다에 나가 보았더니 아닌 게 아니라 정말 꽃이 떠있었다. 그는 이것을 건져 심었는데 그것이 바로 85그루가 자생하는 마량리동백나무숲으로 되었다는 것이다.

이 숲의 정상에는 1965년에 한산군청사를 이전하여 개축한 동백정(冬柏亭)이라는 정자가 있어 주위의 동백나무와 바다가 어우러져 한 폭의 아름다운 풍경화를 연상케 한다. 그 바로 옆에는 서낭당집이 있는데 그 곳에서는 해마다 음력 정월 초하룻날 당(堂)에 올라 초사흗날까지 제사를 지냄으로써 어부들의 안전과 풍어(豊漁)를 비는 전통을 이 지역민들이 이어오고 있다.

동백나무는 상록활엽 소교목(小喬木: 교목 가운데 비교적 높이 자라지 않는 나무)으로 수고 15m, 직경 50cm까지 자란다. 수평적으로 황해도의 대청도가 최북단이고 남쪽의 해안에 주로 분포하며 수직적으로는 제주도에서 표고 1,100m까지 분포한다. 해풍과 염기에 매우 강하고 비옥하고 습기가 적당한 토양을 좋아한다. 내한성이 약하여 내륙지방에서는 월동이 적합하지 않으나 전남과 경북지역에서는 정원에서 자란다. 이식력이 좋지 않고 특히 가을이식은 한풍의 피해를 많이 받는다.

잎은 한 개의 마디에 한 개씩 어긋나게 나며 타원형 또는 긴 타원형이고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다. 길이 5~12cm, 직경 3~7cm로 표면은 짙은 녹색이며 뒷면은 황록색이다. 잎자루는 길이 2~15mm로 털이 없다.

꽃은 양성화(陽性化: 한 꽃 안에 수술이 함께 있는 꽃)로 적색이며 과실은 둥글고 지름 3~4cm이며 3실로 암갈색의 씨앗이 들어 있다. 꽃은 2~4월에 개화하며 9~10월에 결실한다. 가을에 익는 종자 내에는 기름이 많아서 각종 화장품과 공업용으로 이용된다.

꽃잎이 거의 수평으로 퍼지는 것을 뜰동백, 자색꽃이 피는 것을 흰동백, 어린 가지와 잎 뒷면의 맥상(脈相) 및 씨방에 털이 있는 것을 애기동백이라고 한다.


>> 사라진 천연기념물 <<

▲ 지난해 12월 9일, 장항산단 착공 연내 결정을 촉구하며 단식투쟁하다 입원한 나소열 군수를 찾은 이완구 충남도지사.<사진/충남도> ▲ 2002년 벼락으로 인하여 생(生)을 마감하고 앙상한 가지만 유지한 채로 있지만, 신송리곰솔은 아직도 마을 뒷산에 우뚝 솟아 죽어서도 지역주민들의 안녕을 살피려는 듯 하다.<사진/이강선 객원기자>
서천신송리곰솔

잎이 억센 까닭에 곰솔이라 부르며, 바닷바람에 강해 남쪽 해안선을 따라 주로 분포하므로 해송이라 불리기도 하고, 줄기 껍질의 색깔이 검다고 해서 흑송이라고도 한다. 보통 소나무의 겨울눈은 붉은색인데 곰솔은 회백색인 것이 특징이다. 서천읍 신송리의 곰솔은 마을 뒤 언덕진 곳에 고립되어 자라고 있으며 나무의 나이는 약 400살 정도로 추정한다. 높이 17.4m, 가슴높이의 둘레 4.48m의 크기로 사방으로 가지가 길게 뻗어 있어, 그 모습이 우산과 비슷하다. 마을에서는 음력 정월 초사흗날 자정에 당산제를 지내는데 제주는 자손이 없는 사람으로 일주일 동안 목욕을 하고 제를 올리면 자손을 얻을 수 있으며, 당산제를 지내야 마을이 평안하고 재앙이 없다고 전해 온다. 서천 신송리의 곰솔은 마을을 지켜주고 보호해 주는 서낭나무로서 민속적 가치를 가질 뿐만 아니라 오래되고 큰 나무로 생물학적 자료로서의 가치도 크므로 1988년 4월 30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여 왔다. 

이 곰솔은 약 400여년 동안 서천읍 신송리 주민들과 애환을 같이 해오던 중 2002년 10월 벼락피해를 입어 치료를 계속하였으나 생명을 잇지 못하고 고사함에 따라 문화재청은 2005년 8월 19일 “수세가 쇠약해지고 수간부에 소나무 좀벌레 등 심식충의 피해가 발생하여 고사했다”는 사유를 들어 천연기념물 문화재의 지정을 해제하였다.

필자는 비록 잎이 지고 껍질이 벗겨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소나무 가까이에 가면 무언지 모를 기(氣)가 지금도 느껴진다. 이 곰솔의 생명은 다했지만 생전의 생명력은 아직도 지역민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면서 이 곰솔의 죽음에 대하여 애도의 뜻을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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