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3월부터 12회에 걸쳐 우리 고장에 산재되어 있는 국가지정·충청남도지정문화재에 대해서 소개하면서 여러 가지 느낌이 교차됐다.
어려서부터 자주 다니며 놀던 단순한 마을 뒷산 서천읍성에서, 현재는 우리에게 더없는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고 그것이 읍성 주변의 주민들에게는
재산권을 행사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애물단지이기도 하다.
우리 고장에는 세 곳에 향교가 있다. 대부분의 향교가 위치한 장소는
주변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 있고 앞쪽이 훤히 트여있기 때문에 그 향교의 전경을 사진으로 담는 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향교의
전경사진을 찍기 위해서 고가사다리 차량을 이용하여 아찔한 순간을 경험하면서 바닥에서 보는 향교의 모습과 다른 향교의 모습을 사진으로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문화재 위에 군림하는 공영방송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서천남산성 정상에 오래 전부터 철탑이 자리 잡고 있어 산성이 훼손되고 있음이다. 이 철탑은 KBS가 설치한 방송중계
시설로써 난시청지역을 해소하는 용도라고 한다.
설치 당시에는 문화재에 대한 관심도가 지금과 달랐기 때문에 그 곳이 문화재인 산성의
정상인줄 알면서도 허용되었다면 지금은 문화재 인식도가 예전과 달리 상당히 높아 흉물스런 철탑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여 서천남산성을 훌륭하게
보전하자는 목소리가 전해진다. 이와 함께 서천읍성과 서천향교 주변의 이동통신사 철탑도 이전해야 마땅하다고 판단된다. 이번
문화재탐방 기획에서 지난해 10월의 주제가 가정 이곡과 목은 이색, 문헌서원 등이었다. 전 달인 9월에 목은선생의 영정을 모신 영정각에 도둑이
들어 벽체가 뚫리는 사건이 벌어져 당혹감을 면치 못하였는데 다행이도 당시 도둑이 훔치려했던 영정각의 영정은 모조품이어서 한시름을 덜었던 것이
지금도 생생하다.
문화재는 당대 문화의 집합체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한다. 배우고 경험한다고 하는 것에는 과거라는 시간 속에서 만들어진 것을 많이 포함하고 있을
것이다. 공자의 말 중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篇)에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는 구절이 있다.
‘옛 것을 앎으로써 새로운
것을 알 수 있다’라고 풀이되는 뜻으로 배움에 있어 새로운 것만이 아닌 옛 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구절이다. 옛 것을 아는데 있어 문화재만큼
가까이 있는 것은 없을 것이다. 문화재는 오랜 시간을 머금고 현재까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문화재를 안다는 것은 그것이 가지고 있는
세월과 경험을 익히고 거기에 현재의 문화를 접목한다면 그것이 바로 공자가 말하는 스승이 될 수 있는 길이라고 할 것이다.
문화란 인간의 이상을 실현해 가는 정신활동과 생활양식을 총칭하는 말이다. 즉 문화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얻게 되는 사회 속의 관습,
가치, 규범, 제도 및 전통 등을 포괄하는 총체적인 생활양식을 포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