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금강연립 사람들
불안한 금강연립 사람들
  • 공금란 기자
  • 승인 2007.04.20 00:00
  • 호수 3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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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다 겁주고, 쫓겨난다 협박받고”
천산아파트 예정부지 완벽한 3박자 갖춰
지난 15일 밤, 서천읍 사곡리 소재 금강연립 주민들이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주민들이 재난관리지역인 금강연립 인접지에 천산 아파트 단지 조성 과정에서 벌어지는 마찰을 공개적으로 풀어 놓는 자리였다.

주민들은 “재난관리지역 바로 옆에 대규모 아파트 신축을 허가해 주는 것은 금강연립 주민들을 위협하는 행위나 다름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천산아파트는 (주)천산이엔씨(대표 장현기)가 서천읍 사곡리 판교천 변, 신영아파트와 금강연립사이에 신축한다는 계획으로 지난 1월 16일에 군청에 주택건설사업승인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서에 따르면 18,236.87㎡(약 5,526평) 대지에 연면적 41,882.35㎡의 15층 건물 8동으로 34평형 210세대, 46평형 120세대의 아파트 단지이다.

예정부지는 올해 도시계획도로가 계획돼 있고, 판교천 생태복원 공원화 사업에 따른 근린시설도 확충되는 요충지이다. 또 군이 공동주택 건설을 적극 유치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여러모로 3박자를 두루 갖춘 사업으로 보인다.

금강연립은 현재 가동과 나동 68세대에 250여명의 서민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지반침하, 건물 기울기 등으로 서천군에서 재난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지난해 체결한 안전관리협약에 의거 매년 4월과 10월 안전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건물이다. 지난해까지 진단 결과는 더 이상 지반침하는 없으며 ‘나동’의 기울기는 옥상 위에 설치된 물탱크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으나 기울기도 멈췄다는 것이다.

따라서 주민들은 “외부 충격이 없을 경우 건물이 안전하다는 판단 하에 내부 수선과 자체부담으로 가스시설, 상수도시설 공사를 완료했다”며 “그냥 이대로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특히 판교천 정비사업으로 주거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또 “천산아파트가 정상적으로 완공 입주한 후, 금강연립이 붕괴될 경우 역으로 천산아파트 주민들이 우리에게 보상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협박 같은 말도 들었다”고 전했다.

이 사업과 관련해 주민들은 군에 “10여년 동안 금강연립 안전관리에 관여해 온 이동우 교수에게 안전조치 방향을 의뢰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군은 천산이엔씨에 주민요청을 전달, 현재 공주대 이동우 교수팀에 안전조치를 의뢰해 사업계획 보완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천산이엔씨 장현기 대표는 “안전조치를 할 경우 추가 자본이 들어가기 때문에 웬만하면 금강연립을 재건축 할 생각이었다”며 “그러나 첫 만남에서 입장차가 너무 커 대화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철거비용, 건축실비 등을 감안해 주민들과 입장이 조율 된다면 입주 시 대출 알선 등등 주민들의 편의를 도울 여지를 갖고 있다”며 “고향인데 딴생각 먹겠냐”고 덧붙였다.

금강연립 주민과 천산이엔씨 사이에서 군 행정당국도 곤혹스러워 하고 있지만 입장은 단호해 보인다. 군 재난안전과장은 “우리부서가 인허가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니다”며 “재난 관리지역인 만큼 안전점검을 확실히 해 전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현재 상황으로는 안전하다고 판단됐는데 아파트 신축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주민 대피명령을 내려야 한다”며 “금강연립 주민이 입은 피해에 대해선 주민들이 천산과 풀어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군청 생태도시과 관계자는 “금강주민들이 보상해줘야 되는 사태가 온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주민들이 현실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금강연립 주민들은 대피명령이 내려질 경우 집을 포기하고 비워야하기 때문에 불안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게다가 손에 가진 돈이 없어 천산이엔씨가 제안한 재개발계획에도 선뜻 동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대책이 없는 한 당장은 아파트 신축허가를 지연시킬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금강연립 주민들이나 천산이엔씨 양방이 협상의 여지를 남겨 놓고 있어 군 등 제3의 신뢰할 수 있는 중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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