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영이네 집들이 하는 날
원영이네 집들이 하는 날
  • 서남옥
  • 승인 2007.05.04 00:00
  • 호수 3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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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슬’봉사단의 ‘행복 담을 집짓기’
▲ 정수진 옹이 다니는 안식일장항교회 교우들이 마당을 청소하고 있다. 지난 2일 정오경 장항읍 옥산 2리에서 정수진(68) 옹과 손자 원영이(송림초 1)가 기거할 집들이 행사가 있었다. 아침이슬봉사단(회장 김용빈) 중심으로 ‘서천 행복담을 집짓기 프로젝트팀’이 빈집을 대수선, 입주한 날이다. 전에 살던 장암리 집은 수리가 불가하고 대지도 남의 소유라 옥산 2리로 주거를 옮긴 것이다. 아침이슬봉사단을 중심으로 송림초등학교 어린이들을 비롯해 옥산2리 부녀회원과 주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원영이네 입주를 축하했다. 아침이슬봉사단은 1999년 8명이 모여 결성한 봉사단체로 현재는 다양한 직업의 19명이 활동한다. 오늘이 세 번째 집들이다. 아침이슬봉사단에 도움요청이 오면 가장 도움이 절실한 층, 주로 독거노인이나 조손가정을 선정한다. 사업비용은 아침이슬회비, 후원금 등으로 충당하고 자재는 다른 지역 기업주에게 지원받기도 한다. 후원금은 한 구좌에 1,000원이다. 현재 100여 명이 후원하고 있다. 김 회장은 원영이네가 가장 기억에 남을 거라고 말했다. 원영이는 할아버지와 둘이 사는 정신지체 3급의 장애아이다. 5개월 된 원영을 두고 엄마가 가출, 이어 아버지마저 행방이 묘연해지고 현재도 소식두절 상태다. 원영을 키워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무위도식, 술에 절어 살던 정 옹의 삶이 변화해 지금은 주민과 잘 지내고 손주를 지극 정성 돌본다. 정 옹의 변화가 무엇보다 특별한 것이다. “가진 자보다 가난한 사람이 더 나눌 줄 안다. 원영이네를 주민으로 받아줘서 고맙다”는 김 회장의 치하에 옥산 2리장 장일권(41)씨는 “주민이 두 사람이나 늘어 기쁘다. 이집 터가 좋아 살던 사람들이 다 잘 돼서 이사 갔다. 원영이도 잘 자랄 것이다. 김 회장이 너무 수고 많았다”고 화답했다. 한편 서천경찰서 봉사단 30여 명은 공사잔재와 쓰레기처리 등으로 집 주변을 말끔하게 정리했다. 전재철 서장은 “고사리 손님들이 반갑고 이후에도 언제든 봉사요청이 있는 곳에 달려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전 서장은 원영이가 친구들과 잘 어울려 지내라는 뜻으로 전교생에게 티셔츠를 선물로 준비했다. ▲ 원영이네 집들이 하는 날 친구들이 찾아와 축하해주고 있는 가운데 원영이가 선물받은 책상에 앉아 행복해하고 있다.
송림초등학교(교장 류운하) 전교생과 교장 이하 교직원들이 찾아와 축가를 부르고 책상을 선물했다. 원영의 담임선생(조유미)은 “원영이가 언어나 행동에서 약간의 장애아 특징이 나타날 뿐 활발한 성격에 노래도 잘하며 즐겁게 학교생활을 한다”며 “이제 학교도 가깝고 이웃에 친구들도 있어 인성발달에도 좋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밖에 세탁기, 가스레인지, 컴퓨터 등 살림살이는 중고품을 기증받아 마련했다. 행사 후 옥산 2리 부녀회장(나정자)과 회원 40여 명이 준비한 점심을 함께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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