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방화셔터가 있는지 몰랐다”
“자동 방화셔터가 있는지 몰랐다”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7.06.01 00:00
  • 호수 3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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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군은 인구증가 대책 도시민 모시기에 힘쓰고 있으며, 출산장려금까지 주며 애쓰고 있다. 이에 앞서 이미 태어나 한창 꿈을 피우고 있는 어린이가 불의의 사고로 죽거나 장애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뉴스서천은 지난 한 해 동안 ‘어린이에게 안전한 서천 만들기’ 캠페인을 하면서 관련기사 19건, 캠페인 광고 22회를 실었다. 그러나 여전히 군과 교육청, 경찰은 시책에 따른 1회성 행사로 어린이 안전을 담보하려 한다. 일반인들 역시 스쿨-존 내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고 오히려 경음기까지 사용하며 고속 질주하는 경우까지 있다.
5월11일 서천초등학교 내외의 잇단 사고를 계기로 한 번쯤은 ‘내 아이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우리 학교에서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다’라는 생각보다는 ‘내 아이였다면, 우리 학교였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갖기 바란다.
따라서 본지는 20일이 넘도록 깨어나지 못하는 신군의 쾌유를 빌며 혹 그동안 캠페인 기사를 5면에 게재해 독자들의 눈길을 받지 못했다면 의미가 없다고 판단, 이번 호에는 전면에 배치했다.<편집자>

소 잃고 최소한 외양간은 고쳐야
국과수 서천초 방화문 사고 정밀 분석

   
▲ 서천초등학교에서 발생한 방화문 사고와 관련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정밀분석을 실시하고 있다.<사진/백채구 기자>
서천초등학교(교장 임호빈) 방화문 오작동에 의해 중상을 입은 신아무개 군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 “방화문 셔터가 있는지 몰랐다”는 등의 학교관계자들의 발언이 문제가 되고 있다.

사고 직후 학교장과 교감, 교사들이 한 운영위원에게 “우리는 방화문 셔터가 있는지도 몰랐다”는 발언을 스스럼없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있는지는 알았다”로 말을 바꿨지만, 그동안 학교당국의 방화관리가 얼마나 허술하게 이뤄졌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이번 사고에 대해 학교를 대상으로 소방훈련을 실시했던 소방관계자는 “이번 사고의 일정부분은 무책임한 행정에서 비롯된 것이다”며 “소방훈련 시 교사들의 무책임한 태도를 자주 접해 시정을 요구하다 언성을 높인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공공기관은 방화관리규정에 의해 매년 소방관리계획서를 작성, 이 속에 교사·학생의 소방교육 계획 수립, 소방시설 도면 등을 포함돼 관리하도록 하고 있으나 이를 지키는 학교가 전무한 실정이며 심지어 “날짜만 바꾸는 식”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각 학교들은 소방관리를 전문가가 없다는 이유로 외부업체에 위탁해 놓고 매월 점검하는 행태를 취하고 있다.

교육청 한 관계자에 따르면 서천초의 경우 외부업체가 “소방법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계약서상에 명시된 시설점검을 하지 않았다”며 따라서 책임은 업체에게 있다는 것이다. 이는 사고 발생 후 책임소재를 따지기 전에 설령 외부업체에 맡겼을지라도 관리 책임자인 학교장이 업무를 소홀히 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최병용 교육장은 “학교장의 거치여부”를 묻는 기자에게 “무엇 때문에 그래야 하느냐”고 반문하며 “학교에 사고가 일어났다고 학교장이 다 책임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학교관계자가 방화문 셔터 존재 사실도 몰랐다는 건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사실이냐?”며 그 부분은 확인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이는 사고이후 학교와 교육당국은 사건의 외부확산과 불똥이 튀지 않을까 하는 우려로 전전긍긍하면서도 평소 학교의 소방관리 실태에 대해서는 제대로 파악했는가에 대한 의문을 남기는 부분이다.

더욱이 어린이 안전을 위해 최근 수십 차례의 기획기사와 캠페인 광고를 벌여온 언론이 이번 사건을 기사화 한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을 보면 문제의 핵심과 사후처리의 방향설정이 제대로 서지 않은 듯한 인상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소방관계자는 “이번 기화로 서천교육 책임자와 소방관계자, 언론이 모든 학교의 소방안전 실태를 점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서천초 스쿨·존 횡단보도에서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도 다행히 큰 부상이 없었으나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그러나 이 사고의 현장조사를 나온 경찰차량 조차 주차위반을 하고 있고, 또 다른 불법 주차차량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또 이 지역은 주차장이 설치될 수 없는 곳임에도 불구, 군은 주차장을 없애는 일을 여러 가지 이유로 1년 넘게 미뤄 오고 있는 실정이다. 사고발생 이후 서천초는 모든 방화문에 나무 각목을 끼워 놓은 상태이다.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임시 조처”라는 것이다. 법적으로 타당한 일인지, 안전한 지는 검증조차 없었다.

한편 이 사고와 관련,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학교 관계자, 서천교육청 관계자, 방화문 시공업체, 서천경찰서 등과 함께 지난 21일 현장 정밀조사를 실시했다.

경찰서 관계자는 “방화문 오작동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 분석을 의뢰했다”며 “분석결과가 나오면 오작동 등으로 인한 사고일 경우 시공불량의 책임을 묻고 점검 위탁업체와 함께 안전점검 소홀에도 원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공금란·백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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