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과 호텔
병원과 호텔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7.08.24 00:00
  • 호수 38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장인식/우송정보대학교수

안식처이자 피난처라는 의미가 병원(Hospital)과 호텔(Hotel)의 동일한 어원(語原)임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병원은 환자를 치료하고 돌보아주는 곳이요, 호텔이란 여행객들을 위한 숙식처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간다.

그런데 주위에서 나타나고 있는 모습들이란 꼭 이름값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응급상황에서 A라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형편상 B라는 병원으로 옮겨 갔는데 처음부터 다시금 검사를 받아야 한다느니 제 각기의 진료영역(과목)을 내세우며 협진이 안 되어서 이쪽저쪽 담당자에게 같은 말을 수십 번씩 해야 하는 모습들.

아무것도 모르는 환자들에게 무지 어려운 용어로써 당황하게 한다던지 특히, 거의 있을 수 있는 모든 가능성에 대해 장황히 들어야만 했던 수술동의서(의료사고 방지용) 작성경험, 사립과 공립의 현격한 의료서비스 격차들!

게다가 종합병원의 경우, 일반진료니 특진이니 하면서 은근히 차이를 두려 한다든지 입원실 부족을 이유로 상위 등급이용을 전제로 하는 입원허가, 눈에 두드러지게 병원 관계자들의 계급성을 노출시켜 치료에 대한 확신을 떨어뜨리는 모습들, 더 나아가 치료하러 갔다가 오히려 다른 병을 얻고 돌아오는 병원(病原)인 경우도 종종 있다.

호텔은 어떠한가? 일부 특권층의 전유물로서 비싸고 화려한 겉모습에만 사로잡혀 한번쯤은 이용하고 싶다는 기대감과 함께 사치와 낭비의 온상이라고 쉽게 내쳐버리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인지 호텔 관계자들조차도 다소 가식적인 서비스로 쉽게 이어지기도 한다.

경제적인 이유만을 앞세워서 품위와 품격은 망각한 채, 이름값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제2의 집이라는 편안함보다는 교묘히 이용자들의 위세(威勢)에 편승하면서 애써 일반인들과 단절시키려는 경영방침, 동시에 그러한 영업 전략을 등급기준으로 내세워 그들만의 서열을 만들어가는 모습들!

화려함을 지키려는 숨은 공로자(접객종사원)들은 뒤로하고 화려함만을 추구하는 일부고객층 맞춤형 서비스, 그것이 그리 쉬워 보였는지 전문 인력은 마다하고 비정규직 장기 아르바이트만을 선호하는 특급호텔들! 본디 서비스란 사람산업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사람들을 쉽게 다루고 있는 듯 하다.

최근 학력위조나 허위방조라는 사회소식을 접하면서 동시에 개인적으로 아버님의 수술과정을 지켜보고 또한 학교에서 관광서비스를 교육하고 있는 현실에서 생각해 보았던 주제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들이 병원이나 호텔 이외에도 사람들 모이는 곳곳에서 만연되고 있다면 무어라 설명할 수 있을까? 형식과 내용, 사익(私益)과 공익, 본질과 현상, 이론과 현실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무책임 정도라 답할 수 있는 것일까?

잠시 나와 여러 존재가치를 생각해 보았다.

* 칼럼은 본지의 논조와 다를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