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아래 바람이 부니
산아래 바람이 부니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7.09.07 00:00
  • 호수 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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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서림 칼럼위원

혹독했던 여름이 가고 가을이다.
가을이 오면 낙엽이 우수수 떨어진다고 상심(傷心)이나 하고 있을 때인가?

주역(周易) 18괘(卦) 산풍고(山風蠱)를 생각하게 된다.
고(蠱)는 바람이 산 아래에 부니 단풍이 들어 열매가 떨어지는 등 일이 많다는 뜻이다. 나무의 열매가 익어 떨어지니 비록 일은 많지만 부지런히 거두면 이득이 크다 했다. 시작하기 사흘 전 시작한 후 사흘 동안이나 일이 있다고 했다.

다람쥐 청설모도 도토리 상수리 거두어 저장하기에  바쁘고, 벌레들도 대추 밤이 떨어지기 무섭게 파고들어 파먹지 않으면 나방이 될 시기를 잃는다.

일 많기는 우리 인간도 마찬가지, 사회는 사건사고가 많고 부정부패로 병들어 있다.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게으름을 피울 수가 있나? 치유하는데 성심성의를 다 바쳐야 한다.

그릇을 오래 동안 쓰지 않으면 벌레가 생긴다는 뜻의 고(蠱)요 오랫동안 먹고 마시고 놀이에 빠지면 병이 생긴다는 뜻의 고(蠱)며, 천하가 오랫동안 안일하면 위태로워진다는 뜻의 고(蠱)다.

어찌 안일에 빠질 일인가?
신선한 바람 불 때 각자 수양을 쌓고 건강을 증진시킬 일이다. 진민육덕(振民育德), 국민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덕을 기르라는 뜻의 고(蠱)다. 풍속을 쇄신시키고 덕을 길러 어려운 일을 극복해 나갈 일이다. 

어찌 낙엽이 우수수 떨어진다고 상심이나 하고 있을 것인가?
그런 사람은 철이 덜든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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