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력소비 세계 최고 GDP 기준 선진국 2배
한국, 전력소비 세계 최고 GDP 기준 선진국 2배
  • 허정균 기자
  • 승인 2007.11.30 00:00
  • 호수 3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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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원자력으로만 해결하려는 이유
전기공급 독점 체제의 이윤 추구 때문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산업자원부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당 전력 소비량은 7,028㎾h로 일본(7,562㎾h)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국내총생산(GDP) 1,000달러 당 전력 소비량은 497㎾h로 일본(209㎾h)이나 미국(311㎾h), 영국(160㎾h)보다 월등히 높다. 미국과 일본의 약 2배, 독일이나 영국의 3배에 가깝다.

추위가 심하고 수력발전이 많아 전력요금이 싼 북구의 노르웨이나 핀란드는 1인당 전력 소비량이 각각 2만3,928㎾h, 1만5,901㎾h로 우리나라보다 많지만 GDP를 기준으로 따지면 오히려 적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전력 낭비국이 된 것은 기존의 에너지 정책이 산업부문에 대량의 에너지를 안정적이고 저렴하게 공급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져 수요관리 정책이 적절하게 설정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따라서 턱없이 낮은 에너지 가격을 선진국 수준으로 맞춰 자연스러운 수요 감소를 유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의 주택용 전기요금은 미국·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등 에너지 과소비 국가를 제외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치의 58%, 산업용은 60.3% 수준이다.

이처럼 저렴한 전기요금 덕분에 전력 사용량은 매년 급증하고 있다. 최대 전력 사용량은 1995년 2,987만㎾에서 2000년 4,200만㎾, 2005년 5,463만㎾로 계속 급증한 끝에 올해 들어 사상 처음 6,000만㎾를 넘겼다. 10년 새 2배나 늘어난 것이다.

이에 정부는 발전소를 더 지어 공급을 늘리는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의 일환으로 군산에 70만kW급 복합화력발전소 2기를 건설하려하고 있으며 1기 건설공사가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고유가 추세는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과다한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대책이 필요하다. 인간의 기술로는 처리할 수 없는 핵폐기물을 내놓는 원자력발전도 대안이 될 수 없다.

방송통신대 이필렬 교수는 재생 가능한 순환형 에너지의 개발에서 대안을 찾고 있다. 그는 정부가 풍력, 태양력 등의 순환형 에너지 개발에 대한 투자는 미미한 채 화력발전이나 원자로 증설에만 주력하는 주된 이유를 발전과 배전 부분을 독점하고 있는 체제에서 찾고 있다. 즉 한국전력이 생태적인 문제를 고려치 않고 단기적 이윤에만 집착하여 생산비용이 낮은 가스화력발전이나 원자력 발전에만 주력한다는 것이다.

그는 배전 부문이라도 분산하여 궁극적으로 배전부문을 지자체 산하로 가져갈 것을 제시하고 있다. 배전을 담당할 지방공사를 설립하고 민간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매입하자는 것이다. 1991년 독일 정부는 재생가능에너지 생산 장려를 위해 ‘전력매입법’을 제정하여 전력공급회사가 재생가능전기를 소매 가격의 80~90를 주고 사들이도록 하여 풍력발전의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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