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읍 장암리 방훈규 이장
장항읍 장암리 방훈규 이장
  • 허정균 기자
  • 승인 2007.12.14 00:00
  • 호수 3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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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속 오염된 장암리 정부가 나서서 복구해야”

   
마을 어디서나 전망산 위로 높이 치솟은 제련소 굴뚝이 보이는 장항읍 장암리는 최근 몇 년 동안 제련소를 둘러싸고 일어난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 산업화의 그늘 속에서 몸살을 앓아온 금강 하구와 호흡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일까.

지난 10일 이 마을의 이장을 선출하는 투표가 있었다. 마을 134세대 가운데 115세대가 참여한 투표에서 74표를 얻어 마을 이장에 재선된 방훈규(50)씨를 만나 금강하구와 장암리에 대해 얘기를 들어보았다.

- 장암리는 기벌포 문화의 중심입니다. 정부가 매입해서, 원상 복구를 해서 주민들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장암리는 본래 제련소로 먹고 살던 동네가 아니었습니다. 지금 등대가 서있는 곳에서 ‘지패굴’이라 부르는 굴이 나왔는데 크기가 50센티는 됐습니다. 굴만 따도 장암리 300가구는 먹고 삽니다.

그는 그가 태어나서 자란 장암리 본래의 자연 환경을 얘기하며 이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일제가 전망산 밑에 있는 마을 사람들을 현재 마을로 강제 이주시키고 제련소를 들여앉혔습니다. 제련소가 해방 후 산업화에 기여를 했다고 하지만 그것은 장암리 주민들의 희생의 대가였습니다. 이제 정부가 오염된 땅을 원상복구시키고 그동안 피해만 보고 살아온 것에 대해 보상을 해주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2년 전 이장 일을 맡아 하면서 그는 마을 주민들의 암 발병 현황을 꼼꼼히 기록해두고 있다. 장암리에서 살다 타지로 가 사는 사람까지 합하여 그가 파악한 사람은 모두 75명이 넘는다고 한다.

- 해방 후에도 제련소 주변에 폐기물을 묻었는데 제련소 측에서 모두 걷어내야 합니다.

방훈규 이장은 최근 장암리 일대 토지 소유자들로 구성된 대책위를 구성했다. 여기에는 외지에 나가 사는 사람들도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 아무래도 자기 소유의 땅을 되살리는 일이라 더 적극적으로 장암리를 살려내는 데 나설것으로 보입니다.

핵폐기장 반대투쟁에 열심이었던 그는 ‘엘에스니꼬폐차소각장반대대책위’ 집행위원장으로 소각장을 물리치는 데에도 앞장섰다. 그가 사는 집은 제련소 정문으로부터 40여미터 떨어져 있는데 홍성지원이 엘에스니꼬측의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100미터 이내에 접근할 수 없다는 웃지 못할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그는 장암리 서쪽 해안을 불법매립하여 사용하고 있는 연수조선을 고발하였다. 군은 연수조선에 원상복구를 명령하고 법원에 연수조선을 고발조치하였다.

- 어찌 된 일인지 원상복구 명령이 나고도 연수조선은 2차, 3차에 걸쳐 매립면적을 더 넓혔습니다. 군에서 최근 다시 고발조치를 했다는데 조선단지 타당성조사를 했다니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서천군이 (주)세일종합기술상사에 의뢰하여 추진해오던 서천조선산업전문화단지 기본구상 및 타당성조사 작업이 완료되어 지난 3일 군청상황실에서 최종보고회를 가진 바 있다. 이 타당성조사에서 장암리가 적정 후보지로 선정되었다.

그가 ‘장항갯벌살리기범서천연대’ 공동대표를 맡은 이래 군에서 하는 일에 사사건건 반대를 하고 나서니 군에서는 그를 엘에스니꼬와 마찬가지로 눈엣가시 같은 존재로 볼 것이다. 3년 임기의 이장에 재선된 그의 앞길에 또 하나 험한 길이 또 놓여있다. 강건너 군산시 경암동에 짓고 있는 복합화력발전소가 그것이다.

- 화력발전소 온배수 쏟아부으면 장항갯벌은 끝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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