廐有肥馬 民有飢色 (구유비마 민유기색)
廐有肥馬 民有飢色 (구유비마 민유기색)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8.03.17 00:00
  • 호수 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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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굿간에 살진 말들이 있는데 백성은 굶주린 기색이다”

   

▲ 최명규
칼럼위원

물가가 심상치 않다. 원유 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원자재 값이며 철광석이 올라 철근 값까지 작년의 몇 배가 뛰고 그나마 시중에서는 구할 수가 없어 건축공사가 어렵다 한다.

구리나 알미늄 등 광물 값이며 어디 한군데 오르지 않는 것이 없더니 이제는 곡물가가 서민의 목을 조인다.

모두 경제에 직접적인 악영향이며 특히 서민들에게는 삶 자체를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곡물가의 폭등으로 우리서민의 식량처럼 되어버린 라면값, 자장면값이 장난이 아니다.

먹을 양식보다 중요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이런 문제는 이미 예고되었던 일이었다.

다소 값이 싼 밀가루 값을 국내의 것과 경쟁하여 우리 것을 밀어내어 놓고 외국농산물 맛에 길들여지면 곡물가를 올려 우리 농촌을 아예 황폐화 시킨다는 저들의 전략을 알고 있었잖은가?

이미 우리 농촌은 황폐화 되어 있다.
작물을 생산할만한 노동력은 고령화로 이미 상실되었고 멀쩡한 논 밭은 잡초에 묻혀 있다.
젊은이가 없어 어지간한 초등학교는 취학 학생이 없어 문을 닫아야 할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농촌은 그간 너무 관심 밖에 있었다.

돌아가신 옛 조상님들이 이런 꼬락서니를 보시면 뭐라 하실까?.
“네놈들 그럴 줄 알았다. 하늘이 준 농토를 어찌 저처럼 씨를 뿌리지 않고 묵혀두고 발을 뻗고 잠을 잘 수가 있더냐. 고까짓 휴경지 보상을 받고 갈치 제 꼬리 베어 먹는 어리석은 짓거리들을 하는가. 그 귀한 농토는 아까운 줄 모르고 뚝뚝 잘라 길 만들고 허드레로 쓰고 그것두 모자라서 이제는 강을 만든다니....게다가 그 비옥한 논밭에다 곡식은 심지 않고 소를 키운다고 풀을 키우니 곡식이 모자랄 일이지. 농사 안 지으면 부끄러운 줄 모르는 요즘 것들, 자기네들이 생산한 것 지키지 못하고 남의 것 탐내더니 꼴좋다” 하실 것이다.

이제는 우리 자신이 지켜야 한다. 교육이건 문화이건 먹을거리건 우리가 지키고 우리가 생산하고 우리 것을 사랑해야 한다. 밀이나 콩, 옥수수가 이처럼 값이 오른다면 축산을 자제해야 한다.

우리나라 축산은 사료를 자급자족 하는 게 아니라 외국의 옥수수를 들여와 사료를 만든다. 사람이 먹을 양식이 부족한데 남의 집에서 옥수수를 사다가 짐승을 기른다는 작금의 이야기다. 이런 현상을 일찍이 맹자가 예견하고 말한 적이 있다.

양혜왕에게
“包有肥育하며 廐有肥馬 民有飢色하면 率獸而食人也,,
(푸줏간에 살진 고기가 있고 마굿간에는 살진 말이 있으면서 백성들을 굶주리게 한다면 짐승을 몰아서 사람을 잡아먹게 하는 이치입니다.)

굶어 죽는 백성이 없다는 것 뿐이지 지금 우리의 상황이나 다를 바 없다. 다시한번 곱씹어 볼 맹자의 말이다.
이미 이천 삼백 팔십 여년 전부터 경계하고 우려했던 일들이다.

 

 * 칼럼은 본지의 논조와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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