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 유감(三伏有感)
삼복 유감(三伏有感)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8.07.28 00:00
  • 호수 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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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중(伏中)이다. 지난 19일이 초복, 내주 29일이 중복이고 내달 7일이 입추(入秋), 8일이 말복이다.

복은 삼복이라 해서 정식 절기가 아닌 속절(俗節)이라 한다. 흔히 더위를 잡는다는 제복(制伏)이라는 뜻이 아닐까 하고 해석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복이란 엎드린다는 뜻으로 다음과 같은 해석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하지(夏至)를 지나 한참 되면 가을 기운인 금기(金氣)가 고개를 쳐들기 마련인데 그러나 아직도 하도 더워서 세 번 엎드리고 나서야 서늘한 세상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夏至)를 지나 세 번째 경일(庚日)을 초복이라 하고 열흘 만에 중복, 다시 열흘 만에 말복이 오게 마련이다.

여기에는 예외가 있다. 말복은 올해처럼 꼭 입추 뒤에 오게 되어 있다. 그러나 입추가 뒤에 오면 열흘 후로 연기되는데 이것을 월복(越伏)이라고 한다.

'복대림'이라는 말이 있다. 함께 모여 먹고 즐기는 놀이를 뜻하는 말로, 봄철 꽃필 때 벌이는 놀이를 꽃대림, 복날에 벌이는 놀이를 복대림이라 한다.

그런데 음력 유월은 이른바 썩은 달이라 해서 격식을 갖춘 잔치는 안 하는 것이 법도였다고 한다. 더위로 음식이 변할까 봐 그랬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복날에 복대림을 해도 꽃대림과는 달리 그 자리에서 펄펄 끓여서 싹 먹어 치우고 헤어지는 법이지 뒤끝을 남기는 일은 없다고 한다.

예로부터 조상들께서는 이열치열(以熱治熱), 구탕(狗湯)과 대구탕(代狗湯) 곧 육개장, 연계백숙(軟鷄白熟), 민어 곰국 등을 복중의 시절음식으로 삼았다.

더위 얘기를 하다보니 문득 떠오르는 고사성어(故事成語)가 있다. 일부함원(一婦含怨)이면 오월비상(五月飛霜)그리고 유월비상(六月飛霜). 한 여인이 한을 품으면 5월에도 서리가 날리고, 간신(姦臣)의 모함으로 충신이 옥에 갇히면 유월에도 서리가 날린다 했다.

아무쪼록 위정자는 힘없는 서민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여기고, 충직한 국민들을 정성으로 모실 일이다.

인터넷에서 검색한 시 한수를 옮겨 본다.


오해는 오만한 오색 가지 안경인가 / 고운 것도 밉게 보고 흰 것도 검다 하네 / 그 안경 벗겨내기는 겸손한 이 손길이네
오해는 가슴속에 얼어붙는 얼음인가 /  그 입김 싸늘하여 삼복에도 서리치네
그 얼음 녹여내기는 참사랑의 햇빛뿐
오해는 가슴 속에 돋아나는 가시인가 / 그 말끝 말끝마다 가시인 양 찌르네
그 가시 태울 불길은 참사랑의 불꽃뿐.(오해 - 오신혜)

우리 모두 불신과 반목 아닌 믿음과 사랑으로 이 여름을 보냈으면 한다. 그러면 짜증나는 불쾌지수(不快指數)가 웃음 넘치는 유쾌지수(愉快指數)로 변해가지 않겠는가?

 

   

                 박서림

               칼럼위원

 * 칼럼은 본지의 논조와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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