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나군수 공약
기자수첩- 나군수 공약
  • 박노찬
  • 승인 2002.09.05 00:00
  • 호수 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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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천군이 나 군수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각 실·과별로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섰다.
군이 나 군수의 공약을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7개 분야 40개 사업에 국·도비를 포함, 총 1조6천4백여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란다. 도내에서 재정자립도가 꼴찌를 오락가락하는 서천군으로서는 공약에 투입되는 1조 단위가 넘는 돈이야말로 천문학적이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처럼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이유는 공약 중 국가공단 조성 사업비로 1조3천여억원이 잡혀있기 때문이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3천4백50여억원의 공약비용은 재정이 열악해 국·도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우리 군의 처지로서는 무리하게 책정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결국 이처럼 재원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 없이 실시되는 공약사업은 자칫 형식적으로 그칠 수밖에 없어 예산낭비만 초래하는 행정으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는 점에서 나 군수는 더 많은 지혜를 짜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나 군수의 공약은 이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인근 타 시·군 자치단체장들의 공약에 비해 행정의 투명성과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구현하기 위한 공약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 하다.
인사원칙의 투명성을 제고시키기 위한 다각적인 방법들과 기존 정치인들이 표심에 연연해 꺼려하던 군산시와의 공조문제를 과감하게 시도한다거나 어민수계조정 문제에 적극성을 보이는 점 등이 그러하다.
특히 돈만 잡아먹는 예산으로 알려진 문화예술 관련 분야나 복지문제나 청소년 문제 등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높은 점수를 줄 만한 공약들이다.
하지만 이처럼 좋은 공약도 결국 ‘서말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실천을 담보로 할 때만이 빛을 발할 수 있다.
공약은 선거 때 입후보자나 정당이 유권자에게 행하는 공적인 약속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이지만 옥석을 구분하는 작업 역시 분명 필요하다. 군수의 공약은 자신의 치적을 쌓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지역과 주민에게 유용해질 수 있는 약속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 각 실·과별로 군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고심을 하고 있다고 한다. 공약이 이들만의 잔치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주민들 또는 시민단체들과 머리를 맞대고 공약을 점검해 나가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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