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바로알기
지역 바로알기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9.02.16 11:57
  • 호수 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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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인식 우송정보대 교수
헬기를 타고 다니면서 우리나라 이곳저곳을 촬영하는 어느 외국인 사진작가의 작업 모습을 TV 프로그램으로 본 적이 있다. 그는 지난 2004년부터 아홉 번이나 한국을 방문해 이만여장 이상의 사진을 남겼다고 한다.

이후에 나는 이러한 결실들을 책으로도 만나 볼 수 있었다.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Yann Arthus Bertrand)이라는 환경사진 전문가의 ‘하늘에서 본 한국’(Korea from above)이었다.

많은 평론가들도 언급했듯이 우리도 모르고 있는 우리 산하의 아름다움과 우리 땅 위에 숨겨진 사연들을 새롭게 안겨주었다. 게다가 지상에서 보는 우리네 삶과 하늘에서 보는 우리네 삶이 색다르게 비교되는 신비로움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조금은 우울함도 있었다. 작년 2월 10일, 숭례문이 불타던 날에 만나야 했던 방송프로그램이 그러했고 이후, 책으로 만난 우리나라 국보 1호의 모습 역시도 두 면에 걸쳐 인쇄한 관계로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단순한 사진집이 아닌 한국의 초상화 같은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고 즉각 방문해 보았던 그의 웹 사이트에서는 남다른 존경심도 가졌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자연과 사람, 문화와 문명을 느끼고 기록하고자 했던 노력들이다.

특히, 한국의 숨어 있는 아름다움들을 찾아내어 전 세계에 널리 알려주고 발간한 서적의 판매수익금 전액도 지구 온난화 방지와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해 쓴다고 하니 어찌 보면 당연한 감정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관광을 전공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더 많은 배울 거리가 있음도 생각해 보았다. 본래 관광이란 의미 자체가 ‘빛을 본다’라는 어원(語源)처럼 자유롭게 움직이며 보고 깨닫는 활동이 아닌가? 그것도 인류평화를 위하면서 말이다.

이렇듯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지내고 있을 즈음, 지역공동체 회복 운동을 위한 지역교과서 ‘희망서천’이라는 책자가 뉴스서천에 의해 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사회과목으로 지역바로알기와 관련한 내용도 있으나 그리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아 답답했던 참에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서적이 출간되었다는 사실에 내심 반가웠던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면서 그저 남보고만 오라 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고 단지 형식적인 사진과 문구로서 다른 지역에서 모두 다 하는 방법으로 손님을 이끌려함도 매우 어리석은 생각이리라.

그래서인지 중앙정부에서도 올해부터는 지역의 문화관광해설사와 생태관광 자원해설사, 농촌관광해설사 등 스토리 텔러(story teller)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 게다가 오는 2월 19일부터 4일 동안엔 “녹색관광으로 만나는 대한민국”이라는 소재로 내나라 여행박람회도 성대히 연다고 한다.

멋진 슬로건이자 아주 시의적절하다는 생각이다. 먼저 우리나라 구석구석에 대한 여행정보를 한 자리에서 얻을 수 있음도 좋지만 도시와 농어촌을 연결해 주려는 교류마당을 시작으로 환경과 건강, 가족과 교육을 중심으로 한 체험거리도 흥미로워 보인다.

특히, 기름유출사고를 극복한 태안지역을 비롯하여 독도의 가치와 역사를 알아보는 특별관, 우리나라 고궁의 아름다움만을 죄다 모아놓은 테마관 등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또한 알뜰살뜰 여행학교와 지역특산물 쇼핑코너도 마찬가지다.

흔히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말하고 있다. 여행이나 관광하면 그저 멀리 떠나야하고 앞뒤 가리지 않고 멋지게 놀아야 하고, 남들 하는 것은 다 해야 한다는 편견은 이젠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외국인을 통해 보았던 사진 속에도 남다른 깨달음을 발견했듯이 2009 내나라 여행박람회도 꼭 방문해 볼 것이다. 공익(公益)을 위한 헌신적인 사진작가만큼은 못되더라도 결코 어설픈 아마추어는 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이다.

동시에 내가 태어난 고향과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정보를 하나씩 공부해 보아야겠다. 그리고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과 신명나게 이야기 하며 후배들에게도 자랑스럽게 알려주고 싶다.

<우송정보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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