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의 명성 내 뚝심으로 일군다
씨름의 명성 내 뚝심으로 일군다
  • 최현옥
  • 승인 2002.09.26 00:00
  • 호수 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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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면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스포츠가 바로 민속씨름이다. TV 앞에 모여 어마어마한 거구가 기술에 걸려 넘어지는 순간, 절로 박수가 터져 나오는 것은 박진감 넘치는 씨름의 묘미. 그러나 지금의 씨름은 1980년대 모래판을 뜨겁게 달궜던 이만기, 이준희 등의 명성만을 뒤로 한 채 냉대를 받고 있다.
씨름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부활을 꿈꾸며 희생정신과 강직한 뚝심하나로 한산초등학교 씨름부를 이끄는 전민수씨(32)를 만났다.
“우리의 행보는 현재 더디지만 씨름이 상대방의 힘을 역이용하여 꾀로서 제압하는 것처럼 다시금 일어날 것을 확신합니다”
더러운 연못 속에서 하얗게 피어나는 연꽃처럼 현실의 악조건이 밑거름 된다는 전씨의 야망은 연습장의 씨름판을 뜨겁게 달구고 선수들 가슴에 불을 지피고 있었다.
그는 지역에 씨름을 꽃피우겠다는 일념으로 3년전 씨름부를 창단, 한산초 4·5·6학년을 대상으로 선수들을 선발 후 타 학교까지 선수확보를 위해 전전한다.
먼저 아이들에게 씨름에 대한 호기심을 불어넣기 위해 여러 기술을 보여주고 재미를 붙이도록 유도했다. 그리고 재능이 엿보이는 학생의 부모에게는 꾸준한 전화상담을 통해 아이의 재능과 전망을 이야기하고 설득해 나갔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정이 외아들인 경우가 많고 운동보다는 학업으로 자녀를 성공시키고 싶은 부모들의 마음 때문에 선수 확보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의 노력은 헛되지 만은 안았다. 6명으로 시작했던 씨름부는 한산초를 비롯 화양, 서천초까지 선수를 확보하며 작년에 24명까지 선수가 늘었으며 선수들이 소년체전에 나가 좋은 성과를 이뤘기 때문.
그러나 열악한 교육현실과 경제적 지원 등 은 선수들과 코치를 쉽게 지치게 만들었다. 행사위주로 주어지는 지원금은 부대 시설은 고사하고 전코치가 마음놓고 선수들에게 음료수를 사주기도 어려웠다. 이에 전씨는 재정 문제 해결을 위해 작년 후원회를 만들었지만 그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전코치는 요즘 자식을 떠나보내야 하는 마음에 가슴이 아프다. 3년 동안 동고동락을 함께 했던 선수들이 지역에 연계 할 학교가 없어 외지로 나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 특히 결손가정이 많은 농촌지역은 경제적 지원 문제로 운동을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여 그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 진단다.
서천군내에서 실력파로 통하는 좋은 선수들을 더 많이 발탁하여 배출하는 것이 꿈이라는 전코치는 오늘도 모래판을 뜨겁게 달구며 맹훈련을 한다.
“고개 숙이고 더! 오른다리 붙이고 삽바 단단이 잡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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