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서천쌀로 무료급식을
아이들에게 서천쌀로 무료급식을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0.02.01 14:10
  • 호수 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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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종 갑 칼럼위원

온갖 정성 다 쏟고 하늘이 도운 덕에 대풍작을 이루고도 쌀값이 떨어져 별 재미를 못 보신 농민 여러분, 별 것도 아닌 신종 플루 때문에 손님 줄어 울상을 지으셨던 상인 여러분, 풍작의 꿈에 부풀어 일찍부터 김발 매고 포자 붙이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닷바람 속에 살았지만 흉작을 맞고 만 어민 여러분, 속상했던 지난해는 잊어버리고 올해는 하시는 일마다 운수대통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배운 짓이 도적질이라고, 아는 게 글뿐이니 말씀을 드리기에 앞서 시 한 수 소개합니다.

어제 성 안 장에 들어갔다가(昨日入城市)

돌아와 온통 눈물로 수건 적시었네(歸來淚滿巾)

온몸에 비단옷 입은 사람들이(遍身羅綺者)

누에치는 사람은 아니었다네(不是養蠶人)

돈으로 바꿔야 하니까 아무리 귀한 것이라 해도 정작 그것을 생산한 사람은 먹어 보지도, 입어 보지도 못하는 경우가 가끔 있지요.

세상일이 다 그러려니 하고 좋게 새기고 말지만 마음 한 구석이 짠한 것이야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 심정을 잘 읊은 시입니다. 올해 김이 많이 안 나는 바람에 김 값이야 좋지만 아까워서 실컷 먹지 못하는 김 양식 어민의 마음도 그렇겠지요.

그건 그렇고, 아무리 어려워도 우리 학생들에게 초, 중, 고 할 것 없이 모두 무료로 서천쌀과 반찬으로 급식을 먹이면 어떨까요?

이건 꼭 생뚱맞고 어림없는 소리만은 아닙니다. 생각해 보십시다. 도시 아이들보다 문화적 혜택이 적은 우리 아이들에게 먹을거리라도 최고로 먹이면 안 될까요?

서천쌀로 지은 쌀밥에 끼니마다 맛좋고 영양 많은 서천김도 넣어주고, 축산농가에서 가져온 고기에, 김치와 채소에 가끔은 모시떡이랑 판교묵도 좀 먹이고, 철마다 나는 싱싱한 해물까지 모두 잘 먹이면 참 좋겠습니다.

문제 있다고요? 예, 돈이 문제입니다. 그래도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세상에서 제일 듣기 좋은 소리가 자식이 글 읽는 소리하고, 자식 목구멍으로 음식 넘어가는 소리라는데 까짓 거 한번 해 보지요.

학부모와 교육계가 앞장서고 신문사와 군이 나서고, 각 읍면에서 우리 새끼들은 우리가 거둬 먹이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될 성싶어요.

정 모자라면, 서천을 최고의 명품 고장으로 만들 테니, 시골에서 도시 사람들까지 먹여 살리느라 애쓰는 사람들을 위해 고향 떠난 사람들도 힘 좀 보태라고 호소하면 조금은 도움이 될 거고요.

이웃 동네 전라북도는 교육감 선거 공약으로 수년 전부터 도교육청과 지차체가 반반씩 부담해서 지역에서 나는 친환경 먹을거리로 읍면 단위 초, 중학교까지 전부 무료급식을 한답니다.

군산시의 면 단위에 있는 회현중학교 이항근 교장선생님께 확인한 사실입니다. 군산이 하는데 서천이 못하면 좀 그렇잖아요? 충남교육청도 발 벗고 나서는 마당에 우리 서천이 앞장서는 겁니다.

더구나 길게 볼 때 쌀밥에 김치에 나물에 생선에 좋은 먹을거리를 먹은 아이들은 아주 건강하게 잘 자라서 서천쌀을 비롯한 지역의 먹을거리를 두고두고 사주는 평생 고객이 될 것입니다.

교육계와 군수님과 군의원님들께서 앞장서 주시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만, 군민 여론이 먼저일 테니 뜻있는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먼저 논의하고 길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구체적인 방법은 앞서 가는 지역을 보고 배울 수도 있고, 이미 이 문제를 두고 다른 지역 사례를 연구하고, 강의 듣고 토론하며 준비해온 서천군농민회와 상의하면 답이 나올 것입니다.

끝으로 참고 사항 두 가지.

하나, 무상 급식을 집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만 하면 자칫 어린 마음에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고 합니다.

둘, 성남시가 2007년부터 실시한 초등학교 무료급식 정책이 청소년들의 고른 영양 섭취와 인성발달, 가정경제 부담 감소 등의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학급급식 발전에 이바지한 공을 인정받아 교과부로부터 기관 표창을 받았습니다.(서천은 농어가 소득 증대와 애향심 고취 효과까지 거두겠지요.)

성남시는 중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해 오는 2012년까지 관내 모든 초, 중학생에게 무료급식을 지원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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