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티와 부티
싼 티와 부티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0.02.08 15:18
  • 호수 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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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인 식 칼럼위원

장인식 칼럼위원.
2010년의 새해가 시작되었다.

올해에는 유난히도 행사가 많아 보인다. 가깝게는 2월의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6월의 지방선거와 남아공 월드컵, 그리고 대전.충남 방문의 해 등이다.

게다가 60년 만에 돌아오는 백호(白虎)의 해이기에 황금돼지띠보다도 더 행운이 뒤따를 것이라는 소리도 들려온다. 이는 경인년의 경(庚)이 흰색과 서쪽을 나타내고  동시에 금(金)을 뜻하기 때문이란다.

게다가 우리 민속에서 호랑이는 산의 신령이자 군자(君子)로 통하는 신앙의 대상이자 중국의 용이나 인도의 코끼리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동물이라는 설명이다.

사실 호랑이는 청룡·백호·주작·현무라는 사신(四神)중에서 유일한 실제동물이다.

또한 호랑이는 시간으로는 새벽 3시부터 5시 사이를, 음력으로는 1월에 해당한다고 한다. 또한 좌청룡 우백호로 풀이하자면 서쪽과 가을을 의미하기도 한단다.

어찌 보면 돌연변이의 일종으로 알려진 오늘날의 흰 호랑이보다는 더 충실한 의미를 담고 있다.

 ‘옛 날 옛 날,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로부터 시작하는 수  많은 사람들의 입담은 우리 건국신화에 등장하는 친숙함도 함께 하고 있다. 종종 토끼와 비교되면서 강자와 약자, 지배자와 피지배자, 부자와 빈자, 주인과 하인 등으로 표현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이빨이나 발톱이 빠졌다거나 함정에 빠진 호랑이는 곧바로 몰락을 의미한다. 이러한 호랑이는 기록상으로 1922년 경주 대덕산에서 한마리가 사살된 이래 멸종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물론 그 뒤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주장이 간혹 나타나기는 하지만 이젠 동물원에 가서나 만날 수 있는 동물이다.

이러한 호랑이를 생각하면서 떠오른 단어가 바로 진정성(眞正性)인데 최근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 사회적인 갈등이 바로 이러한 진정성의 얽힘, 즉 공익(公益) 을 가장한 사익(私益)추구가 아닌가 싶다.

아무리 힘없는 호랑이라 해서 고양이라 부르지는 않는다. 당연히 사슴이나 토끼와는 더더욱 그러하다. 과연 겉모습만 그러할까? 역으로 생각해 보아도 커다란 고양이라 해서 호랑이라 부르지는 않는다.

그래서 지금 나는 싸구려 티내는 사람과 여유로운 부티 나는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있다. 우선 겉보기를 시작으로 찬찬히 뜯어보면 복잡해진다. 게다가 죄송한 부자와 당당한 부자도 있다. 하루아침에 졸부(猝富)가 된 사람이 명문대가의 품격을 쉽게 따라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자신의 소유를 자랑하는 자보다는 베푸는 자가 더 나으리라. 호랑이는 풀을 먹지 않는다는 기호불여(飢虎不茹)도 있지만 귀 얇은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삼자시호(三子市虎)도 있다. 무엇이 진짜인지 참으로 구별해내기 어려운 지금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들 한다. 부디 올해는 요란스럽게 떠들어 대지만 말고 묵묵히 자기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 지금 막, 옆에서 행주와 걸레 차이는 향(香)이라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올해는 호랑이의 진정성을 선택할 것이다.

<우송정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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