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어줄 사람조차 없었다.
울어줄 사람조차 없었다.
  • 김정기
  • 승인 2002.12.16 00:00
  • 호수 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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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분양소엔 외로운 영정만....
10일 밤 금매복지원을 할퀴고 간 화마로 목숨을 잃은 9명의 외로운 영혼은 대부분 가족도 없이 버려진 무의탁노인들이었고 이들은 따뜻한 혈육의 정을 그리워하다 결국 타들어 보는 불길을 바라보며 그렇게 사라져갔다.
"연말을 맞아 떡이나 해올까 했는데...평생 결혼도 안하고 어렵게 사셨는데 마지막 가는 길마저 너무 외롭고 고통스러운 길이어서 너무 안타깝다" 화마로 목숨을 잃은 노병설(71)씨의 생질 노모씨(42)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금매복지원에서 만난 임득성씨의 조카 임옥순씨(66)는 "부인이 죽고 딸이 가출한뒤 소식이 없자 실성해 방황하기 시작했다"며 "평생을 고생하다 죽을때마저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나 이들 몇몇 가족을 제외하곤 합동분양소에 정적만이 가득했다.
아쉬워하는 사람도, 그리워하는 이도, 서럽게 목놓아 우는 사람도 분양소엔 떠나간 이들의 영정만 외로이 자리를 지킬 뿐이었다.
지체장애를 겪었던 황현수씨의 사망소식을 듣고 복지원을 찾은 황씨의 사촌 며느리 도용자씨(60)는 "평생 고생만하다 허무하게 돌아가셔 너무 안타깝다"며 "자식도 없이 구십 평생을 외롭게 살더니만 마지막까지 화마속에 떠났다"며 눈물을 떨궜다.
군 관계자는 "9명의 사망자 중 신희섭씨만 연고가 없고 나머지 8명은 직계 가족은 없고 있다해도 부양능력이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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