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황백화 잡을 묘책 있다”
“김 황백화 잡을 묘책 있다”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1.09.05 11:46
  • 호수 5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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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리 이용 액비 만드는 김/현/철/씨

▲ 불가사리 이용액비 만드는 김현철씨 ▲쌀겨, 설탕 등을 혼합하는 모습
건강한 생태계라면 아무리 하찮은 미물이라도 모든 생물은 저마다 존재가치가 있다. 그러나 생태계에 이상이 생기면 어느 한 종의 개체수가 급격히 불어나가나 줄어들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근래에 들어 해양생태계에서 불가사리가 골칫거리이다. 불가사리는 뚜렷한 천적이 없다. 그리고 번식력이 뛰어나다. 5∼7월 산란기엔 한 마리가 하루 20만개의 알을 뿌릴 정도라 한다. 왕성한 포식력으로 멍게, 조개류 등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데 불가사리 한 마리가 하루 먹어치우는 양은 멍게 4개, 전복 2개, 홍합 10개 정도 라고 한다. 그러기에 불가사리는 어민들에게 최대의 골칫거리다. 바다를 접한 지자체마다 예산을 투입하여 불가사리 수거작업에 나서기도 한다.


이러한 불가사리를 이용해 액비를 만들어 땅과 바다를 살리는 일에 몰두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비인면 장포리에 사는 김현철(61·사진)씨가 바로 그다. 수거해온 불가사리에 설탕, 당밀, 유용미생물(EM), 소금, 쌀겨 등을 섞어 발효를 시킨 다음 찌꺼기를 걸러낸 후 다시 2년을 숙성시키면 불가사리 액비가 완성된다. 걸러낸 찌꺼기는 왕겨를 섞어 밀봉 발효시키면 훌륭한 퇴비가 된다. 원료에 인공화학물질은 일체 들어가지 않는다.


“만든 퇴비를 이웃에 나누어 주었습니다.”
이를 뿌린 밭은 한결같이 고추농사가 잘됐다. 액비를 물에 희석하여 땅에 뿌리면 땅이 정화되고 지력이 살아난다. 그는 2년전 불가사리 발효 액비 원액을 김양식장에 뿌려보았다.
“20리터 원액 한통이면 40m 짜리 김발 24장까지 뿌릴 수 있습니다”


지난 겨울 김황백화 현상이 비인만을 휩쓸 때 불가사리 액비를 뿌린 그의 김양식장은 이러한 현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나서 쾌재를 불렀다.
“김이 빛이 났습니다. 우리 서천에서도 이를 이용해 친환경명품김 탄생이 가능하다고 확신했습니다.”
발효 과정에서 불가사리에 함유된 아미노산과 칼슘과 액비 속에 담긴 각종 영양분이 추출돼 농축되어 바다로 되돌려진 결과라고 그는 설명했다. 수억마리 조기떼가 서해안으로 회유해 들어오던 시절을 살았던 그는 바다가 죽어가는 것을 매우 안타까워하고 있다.


“금강물을 열어야 어족자원이 생기고 바다가 살아납니다.”
김씨는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연구해왔다. 부유식 김에서 뜬발도 그가 처음으로 고안해 낸 것이라 한다.
불가사리 액비를 만드는 데에는 설탕, 소금, 고무다라이, 넓은 부지 등의 확보에 많은 비용이 든다. 김씨는 관의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관련 법령의 미비를 이유로 지원을 얻어내는 일은 쉽지가 않았다. 현재 특허 출원 중이며 중간 심사 과정까지 통과됐다.

▲불가사리 발효액 숙성과정 ▲수거해온 불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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