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서천의 도요새 (2)탐조 포인트는 어디?
■ 기획/서천의 도요새 (2)탐조 포인트는 어디?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1.09.09 17:49
  • 호수 5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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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새들 즐겨 찾는 금강하구·남전갯벌·장구만
올들어 개체수 급감…주변환경 변화 탓

 

▲ 장구만의 개꿩과 뒷부리도요
철이 바뀌며 시베리아 등지에서 번식을 마친 도요새들이 월동을 위해 호주나 뉴질랜드로 가다 한국 서해안 서천갯벌에 들러 영양을 보충하고 있다. 이들도 서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서천갯벌에서 살 권리가 있다. 이들을 관찰할 수 있는 주요 지점을 알아본다.

 


흔히 심약한 사람을 일러 ‘새가슴’이라 한다. 새들은 겁이 많은 동물이다. 새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사람이다. 사람 형상만 보면 바짝 긴장하고 안전거리가 아니라고 판단되면 주저없이 훌쩍 날아가 버린다. 수만년을 이어오면서 새들의 유전인자 속에는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깊이 자리잡은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새들을 쫓는 허수아비도 사람의 형상이 가장 효과가 큰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새들을 관찰할 때에는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 하기 때문에 면밀하게 관찰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본격적인 새에 대한 연구는 18세기 유럽에서 망원경이 발견되면서부터였다고 한다.
탐조를 하는데 전문가들은 고배율의 망원경을 이용하지만 일반인이라면 경기장을 찾을 때 휴대하는 쌍안경 정도로도 가능하다. 사진을 찍기 위해 새들에게 다가가 놀라게 하는 일은 절대 금물이다. 새들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새들은 그 지역을 다시 찾지 않는다.


도요새들이 특정 지역에 많이 몰리는 것은 먹이활동이 용이하고 안전하기 때문이다. 도요새들의 먹이는 갯지렁이나 게, 조개 등 저서생물들이다. 게들 가운데 서해안 갯벌에서 개체수가 가장 많은 칠게는 도요새들의 주요 먹잇감이다. 구멍 속에 줄행랑을 친 칠게들을 긴 부리로 꺼내 먹는 도요새들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또한 도요새들은 물에서 헤엄을 칠 줄 모르기 때문에 만조가 되면 갯벌에서 물러나 안전하게 쉴 곳이 필요하다. 이러한 조건을 갖춘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다음 세 곳이 도요새들을 쉽게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세 곳 모두 소하천의 하구에 펼쳐진 갯벌이다. 비인면 다사리나 장포리, 선도리 등지에서는 도요새들의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되고 서면 갯벌에서는 도요새들을 보기 어렵다.


한편 이번 가을에 서천갯벌을 찾는 도요새들의 개체수가 급격히 줄었다. 펄갯벌로 바뀌어 가며 먹잇감이 줄어든 탓도 있지만 이들이 안전하게 쉴 수 있는 주변 환경이 변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금강하구 갯벌
썰물 때 갯벌이 드러난 금강하구갯벌에서는 서천을 찾는 도요새 종류를 거의 대부분 관찰할 수 있다. 청다리도요, 쇠청다리도요, 붉은발도요, 흑꼬리도요 등이 종종거리며 먹이활동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흑꼬리도요는 큰 무리를 지어 먹이활동을 하며 수면 위를 날기도 한다.
또한 송내천이 금강 하구와 만나는 지점에서는 큰뒷부리도요가 작은 물리를 지어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다. 알래스카에서 번식을 하는 큰뒷부리도요는 가을철에는 한국 서해안갯벌에 들르지 않고 호주까지 논스톱 비행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전갯벌
솔리천이 흘러드는 남전 갯벌에서는 민물도요의 군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또한 붉은가슴도요, 붉은어깨도요 등 주로 무리를 짓는 도요새들이 이곳 남전갯벌을 주로 찾는다. 마도요, 뒷부리도요 등도 남전 갯벌의 갯골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다.

 

◆ 장구만
판교천이 유입되는 장구만은 도요새들의 천국이다. 많은 먹잇감이 있을 뿐 아니라 배후에 유휴 공간이 많아 그만큼 안전하기 때문이다. 붉은어깨도요, 붉은가슴도요가 무리를 지어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마도요, 중부리도요, 뒷부리도요, 청다리도요 등을 쉽게 관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개꿩이나 좀도요, 검은머리물떼새 등도 이곳을 즐겨 찾는다.

▲ 금강하구의 흑꼬리도요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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