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 만든 조상의 전통 잇는다
석굴암 만든 조상의 전통 잇는다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1.09.09 18:18
  • 호수 5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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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공예 기능대회 은메달 수상한 신동주씨

인류가 돌을 도구로 사용한 역사는 문명의 발달사이다. 최초로 돌을 사용한 것이 주먹도끼이다. 돌을 깨뜨려 생긴 날을 이용해 사냥의 도구로 사용한 것이다. 날이 연이어 생기게 하여 분배를 위해 사냥한 동물을 잘라내기도 하였다. 이것이 애슐리안형 주먹도끼이다.


동아시아에서는 이러한 주먹도끼가 출토되지 않아 유럽인들은 동양인보다 자신들이 우월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1978년 경기도 연천 전곡리 한탄강변에서 유럽인들 것보다 훨씬 앞선 30만년 전의 애슐리안형 주먹도끼가 다량 출토되어 세계 고고학계를 놀라게 하였다.


경주 석굴암이나 익산의 미륵사탑을 보면 우리 조상들이 돌을 떡주무르듯 자유자재로 다루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이 서천에 있다. 서천읍 신송리에 사는 한국석조각예술인협회 회원 신동주(48)씨가 그다.


그가 일하는 분야를 석공예라고 한다. 돌을 실생활에 사용하기 위해 가공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돌을 사용해 조각품을 만드는 예술과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이다.
돌이 많지 않은 충적평야지대인 서천에서 그가 돌을 다듬는 일에 나선 것은 30여년 전의 일이었다. 당시로서는 입을 하나 더는 일이 중요했다. 서울 근교 남양주에서 숙식만 제공 받으며 석공 일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이 일을 바위처럼 묵묵히 해왔다. 20여년 전에 고향으로 내려와 현재의 일터는 오석의 산지로 유명한 보령시 웅천이다.


그의 기술과 열정을 본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지난 5월 충남도기능경기대회에 참여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여기에서 충남도 대표로 뽑혀 지난 5일 제46회전국기능경기대회에 처음 출전하여 은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루었다.


광역자치단체 대표로 전국에서 35명이 충북 청주 예술의 전당에 모여 솜씨를 겨루었다. 그들에게 똑같은 도면과 20시간이 주어졌다. 사흘에 걸쳐 망치와 정 등을 이용해 돌을 다듬었다. 세밀성, 정확성 등을 측정하여 심사한 결과 신씨가 2등을 한 것이다. 1등이나 2등이나 별 차이가 없었다 한다. 나이 제한에 걸려 안타깝게도 세계기능올림픽 출전 자격은 포기해야 했다.


‘억년 비정의 함묵’과 함께 돌을 쪼아내는 그의 집념이 큰 꽃을 피울 날이 있을 것이다.

▲ 신동주씨의 석공예품
▲ 신동주씨의 석공예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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