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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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성/충청남도교육감
  • 승인 2012.07.09 14:43
  • 호수 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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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학교, 강제적 통폐합 없을 것”

김종성 충남도교육감이 충남지역언론연합에 기고문을 보내왔습니다. <뉴스서천>을 비롯 14개 지역신문에 공동으로 싣습니다.

 

소규모학교 통폐합이 논의되는 상황을 보면서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이라는 단편소설을 떠올린다. 교과서에도 실렸던 소설 속 상황이 소규모학교 통폐합과는 다소 다르지만, 프랑스와 독일의 접경지역 소규모 학교에서 벌어지는 장면은 학교의 상징성과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학교는 학생들이 배우고 익히는 터전이자 지역문화의 중심이 되어 왔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피폐 속에서 배웠던 기성세대들의 학교에 대한 애착은 누구보다 깊다. 끈끈한 정으로 이어진 우리 민족성은 학교라는 울타리로 엮인 동문의식이 강하여 어린 시절 아카시아꽃 바람에 날리던 학교가 통폐합 논의 대상이 되는 것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할 것이다.


농경사회와 산업사회는 농산어촌지역의 학교도 대규모 학교였다. 끼니를 굶어도 가르쳐야 한다는 세계적인 교육열로 학교가 지역사회의 지식과 문화의 중심이 되는 역할을 하였다. 그러한 역할이 한강의 기적과 함께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었음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최근 소규모 학교 통폐합이 논의의 대상이 되면서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마치 교육청이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조장하는 것처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우리교육청은 농산어촌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


부득이한 상황에서 통폐합을 논의해야 할 경우에도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학부모 및 지역사회의 요청과 동의가 있을 때만 실시할 계획이며 일부 주장처럼 강제적인 통폐합은 없을 것이다.
부득이하게 통폐합을 논의해야 할 상황은 농산어촌의 저출산 및 이농 현상으로 학생들을 미래 사회의 인재로 길러낼 수 있는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이다. 올해 통폐합 기준을 일부 변경하였으나 이는 상부기관의 기준에 따른 2016년도까지 중기 계획을 수립한 것이지 해당 학교를 모두 통폐합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초고속 정보화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 시대는 창의성과 감성을 지닌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학교는 발달 단계에 맞는 집단을 편성하여 창의체험으로 다양한 사고를 촉진하고 바른 인성을 지닐 수 있도록 집단 활동을 조장한다. 우리교육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바른 품성 5운동’은 집단속에서 소통하고 배려하며, 봉사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감성형 인재로 학생들이 성장하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운영되고 있다.


학교가 지나치게 작아지면 학생의 학습권이 보장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학생 수 감소로 복식 수업이 이루어지거나 창의인성교육을 위한 교육활동 여건이 제한되고 학교 운영에도 차질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취임 2주년을 맞이하면서 '가감승제, 정중동 공감교육'으로 더하거나 배가할 정책과 줄이거나 나누어야 할 일을 정련하여 부산스럽지 않은 가운데 약동하는 정책을 펼칠 것이다. 소규모학교 통폐합 문제도 좋은 점은 배가하고 거품은 줄이면서 조용한 가운데 심도 있게 추진할 것이다.


충남교육청은 농산어촌교육 활성화를 위해 통학버스를 지원하고 학교와 지역사회 실정에 맞는 특화교육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그 결과 학생 수가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소규모 학교를 보면서 통폐합 논의보다 중요한 것이 학교와 지역사회의 자구노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충남교육청에서도 작지만 아름다운 학교를 가꾸려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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