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에게 듣는다 / 노상래 군의회 초대의장
■원로에게 듣는다 / 노상래 군의회 초대의장
  • 노 상 래 / 초대 군의회 의장
  • 승인 2012.07.16 12:12
  • 호수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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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에게 신망을 받는 사람이 군의원 돼야…

▲ 노상래 초대 군의회 의장
1987년 헌법 개정시 지방의회의 구성에 관한 유예 규정이 철폐되고 1988년에는 지방 자치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1991년 상반기에 각급 지방의회가 구성되었다. 이로써 1961년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철폐됐던 지방자치제가 부활되었으며 풀뿌리민주주의라 일컫는 군의회의 역사도 20년이 넘었다. 최근 서천군군의회 의장 선출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맞아 초대 서천군의회 의장을 역임했던 노상래 서의회 전 회장을 만나 군의원과 군의회가 지키고 나가야 할 바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

- 올해 연세가?
= 1925년 을축년생이다. ‘묻지마라 갑자생’이란 말이 있다. 갑자년이 1924년이니 우리 세대는 현대사에서 가장 큰 고통을 겪은 세대다. 일제말 대동아 전쟁을 만나 징병, 징용에 끌려갔고 이후 좌우대립으로 혼란을 겪어야 했으며 동족상잔의 비극 속에 똑똑한 친구들은 인민군에게 죽고 국방군에게 죽고 몇 안남았다.


- 제2공화국 들어서 지방자치제가 실시되었지요?
= 그 때는 군의회가 없었고 면의회와 도의회가 있었다. 면의원, 도의원을 투표로 선출했는데 재정 형편이 말이 아니었다. 면유림을 팔아 면의회 운영에 보태쓰기도 했다. 민주주의라는 걸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5.16을 맞아 없어졌다.


- 1991년에 다시 부활됐는데 요즘 군의회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 제도 자체가 문제가 있다. 그래도 초기에는 지역을 위해 봉사한다는 개념이 제도적으로 어느 정도 뒷받침이 돼 있었는데 그 후로 정당이 공천을 하고 보수를 주고 하면서 크게 변질이 됐다. 정당공천제란 게 국회의원들이 부려먹기 위해 만든 것이다. 군의원들도 봉사정신은 사라지고 이익이 생기니까 돈을 써가며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 요즘 군의원들 하는 거 보면 어느 행사에 나가서 소개나 받고 사진 찍고 연설하고 한다. 이거 크게 잘못된 것이다. 프랑스를 가보았다. 의회 건물이란 있지도 않고 가정에서 모여 회의를 하는데 마을 주민들 오라고 한다. 보통 시장이 의회 의장을 겸하는데 이 사람에게만 보수가 있고 나머지는 보수가 없다. 주요 정책만 제시할 뿐이고 구체적인 실행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그 정책이 실패하면 주민들은 다른 사람을 내세운다. 미국도 그렇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1년에 군의회 운영에 들어가는 예산이 수억원이 될 것이다. 초기에는 그러지 않았다 1년 예산이 몇 천만원 되었다.


- 어떤 사람이 군의원이 되고 군의회 의장이 되어야 하는가.
= 군의원들이 월급을 받는 게 문제가 있다. 게다가 감투라도 쓰면 한 달에 몇 백만원씩 더 받는다. 이래서 서로 패거리를 짓고 잘못된 방향으로 흐른다. 주민들에게 신망을 받는 사람이 의원이 되고 의장이 돼야 한다. 주민들도 문제다. 자기 동네나 자기가 속한 집단에 보조금이나 달라고 해서는 안된다.


- 군의원들이나 군 집행부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 참 어려운 시기이다. 전시행정을 버리고 주민들을 위해 생산적인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 뭘 얼마나 잘했다고 정부에서 상주면 크게 내세우고 또 서로 상 주고받고 그러는데 상받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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