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풀 이야기 / 고마리
■ 우리풀 이야기 / 고마리
  • 김관석 시민기자
  • 승인 2012.12.10 11:28
  • 호수 6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궁창에서 자라는 녹색희망

 

마디풀목 마디풀과의 고마리는 햇볕이 잘 드는 강이나 개울가, 논둑 같은 곳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악취가 나는 시궁창에서도 잘 자라 순식간에 그 시궁창을 푸르게 덮어버린다. 그리고 흰색이나 분홍색을 띤 꽃을 피워 그 시궁창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높이 약 1m까지 자라는데 줄기의 능선을 따라 가시가 나며 털이 없다. 잎은 어긋나고 잎자루가 있으나 윗부분의 것에는 잎자루가 없다. 잎 모양은 서양 방패처럼 생겼으며 5cm 안팎이다. 꽃은 8∼9월에 피는데, 가지 끝에 연분홍색 또는 흰색 꽃이 열 개나 스무개 정도 뭉쳐있다.


고마리는 시궁창의 더러운 물을 깨끗하게 걸러낸다. 연꽃이 자라는 진흙탕보다 더 더러운 곳에서 자라나 꽃을 피우고 그 물을 정화시켜주는 것이다.
이처럼 이로운 식물이지만 아무도 고마리에 주목하지 않는다. 줄기와 잎은 지혈제로 쓰이기도 하지만 그저 쓸모없는 잡초로만 여길 뿐이다. 귀찮은 존재라고까지 생각한다. ‘고만’이라는 별명은 ‘고만 자라라’ 해서 붙은 이름일까.


고마리는 어린 풀은 나물로 먹을 수도 있고 된장국에 넣어 먹을 수도 있지만 시궁창에서 자라는 고마리는 먹을 수 없다. 깨끗한 도랑 가에서 자라는 고마리도 먹는 사람이 없다. 생활하수가 쏟아져 내리는 개울가 옆에 무더기로 자라는 고마리, 생태하천을 만든다며 포클레인으로 도륙을 내도 이듬해 또 다시 번성하는 고마리는 시궁창 속에서 자라는 녹색희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