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풀 이야기 / 풀들의 겨울나기
■ 우리풀 이야기 / 풀들의 겨울나기
  • 김관석 시민기자
  • 승인 2012.12.24 11:30
  • 호수 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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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극복하는 풀

 

동물은 수시로 변화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 결국 깊은 상처를 입고 죽음에까지 이른다. 그래서 철새들은 따뜻한 남쪽을 찾아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동이 불가능해 한번 태어난 곳에서 일생을 마칠 수밖에 없는 풀들은 어떻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느냐 하는 것이 최대의 과제이다. 찜통같은 무더위, 타들어가는 듯한 가뭄, 뿌리째 뽑힐 것 같은 거센 바람, 어느 것 하나 만만하지 않다. 이들 가운데 살을 에는 듯한 북풍한설 앞에 대부분 항복의 백기를 올리고 대부분의 풀들은 장렬한 최후를 마치고 만다. 한해살이 풀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무수한 씨앗을 퍼뜨려 놓고 죽는다. 이들 씨앗은 이듬해 봄에 다시 싹이 터 대를 이어갈 것이다.


그러나 매서운 한겨울 추위 속에서도 푸르름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풀들이 있다. 대표적인 월동작물인 보리, 밀, 마늘, 양파 외에 자연 속에서 냉이, 배암차즈기(곰보배추. 사진) 등은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잎을 보존하며 광합성 작용을 하고 있다.
이들 식물들을 관찰해 보면 광합성의 장소인 잎을 보호하기 위해 풍속이 가장 낮은 지면에 잎을 밀착시킴으로써 바람을 피하고 지열을 받아 냉해를 방지한다.

 


이러한 물리적인 대처 외에도 월동하는 풀들은 분자량이 매우 높은 ‘부동단백질(antifreeze protein: AFP)’을 만들어 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들은 식물체 속에 있는 물의 어는 점을 총괄성에 의해 낮추기보다는 물이 식물체 속에서 얼어 커다란 얼음결정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 이 호르몬의 도움으로 세포 내에서 생긴 부동액 단백질 분자들이 세포벽 쪽에 축적되어, 세포막 밖에서 얼음결정이 생기지 못하게 하거나 결정 크기를 매우 작게 한다는 것이다. 만약 얼음결정의 생성 및 성장을 막지 못하면, 세포 내 수분이 계속 세포 밖으로 빠져나가 얼음결정을 만들고 키우게 되어 세포는 결국 동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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