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풀 이야기 / 매화마름
■ 우리풀 이야기 / 매화마름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3.03.04 15:12
  • 호수 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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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환경의 지표종 매화마름
▲ 매화마름.

미나리아재비과의 매화마름은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로서 하얗게 피어나는 꽃은 물매화를, 잎은 붕어마름을 닮았다고 해서 ‘매화마름’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강화도에서 전북 고창까지 서해안 지역의 수심이 낮고 물 흐름이 빠르지 않으며 햇볕이 잘 드는 논이나 늪, 연못에서 자란다.


과거에는 봄이면 논에서 지천으로 피는 풀이라 잡초로 여겼다. 그러나 지금은 환경오염에 따른 개체수 감소로 멸종위기 식물로 분류되어 특별 보호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보호해야 할 희귀식물 가운데에는 이처럼 옛날에는 흔하디 흔했던 풀들이 많다.


논의 잡초는 사라지는 속도가 더 빠르다. 새마을운동의 일환으로 경지정리가 이뤄지면서 논에 물을 가둬둘 필요가 없어졌고, 또 농약과 제초제 등을 뿌려대자 점차 자취를 감추었다. 급기야 환경부는 1998년 매화마름을 멸종위기 2급 종으로 지정했다. 지난 2010년 5월 서천화력발전소 사진동호회인 ‘그린문화 사랑동호회’가 서면 요포리 일대의 논 습지에서 매화마름 군락지를 발견한 바 있다.


예전에는 논에 자라는 귀찮은 잡초쯤으로 여겼던 매화마름이 지금은 이처럼 깨끗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상징하는 환경지표 종으로 관심을 끌게 되었다. 강화도 매화마름 군락지를 보전하고 있는 초지리 농민들은 매화마름을 지역 농산물브랜드로 연결시켜 2006년에는 유기농 쌀 인증을 받았고, 이 쌀로 막걸리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매화마름은 도감에는 여러해살이풀로 나와 있지만 4~5월에 꽃이 피었다가 이내 열매를 맺고 져버렸다가 다시 여름에 싹을 틔워 여름을 지낸다. 매화마름은 수면 아래로 잠겼다 나왔다 하는데 보통은 키가 한 뼘을 넘지 못하지만 잘 자라서 펼쳐진 무더기의 지름은 50cm 정도가 되기도 한다. 깊지 않은 연못이나 돌확 같은 곳에 넣어 키우면 수생식물의 생태를 관찰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 특별한 수생 잡초 매화마름이 진짜 잡초처럼 번성할 때 우리는 ‘친환경 논’이 완성되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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