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풀 이야기 / 별꽃
■ 우리풀 이야기 / 별꽃
  • 김관석 시민기자
  • 승인 2013.03.11 16:00
  • 호수 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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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물이 올라간 밥상은 약상
▲ 별꽃

이른 봄 길 가장자리나 밭둑을 가다보면 보라색 봄까치꽃이 보석처럼 빛나고 있고 그 옆으로는 하얀 점들이 보인다. 허리를 구부려 들여다보면 코딱지보다 작은 꽃들이 숨을 죽인채 다소곳이 앉아있음을 보게 된다. 별꽃이다.


석죽과(石竹科)에 속하는 2년생 또는 다년생초인 별꽃은 까만 밤하늘에 뿌려놓은 별들과 같아서 별꽃이란 이름이 붙었다 한다. 밭이나 들의 다소 습한 곳에 자라는 흔한 풀이다. 지면에 바짝 붙어 옆으로 자라다 남쪽지방에서는 2월 말경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비록 화려함은 없지만 매화보다 훨씬 선배이다. 꽃받침과 꽃잎은 5장이지만 꽃잎이 많이 갈라져 마치 10장의 꽃잎을 가지는 것처럼 보인다. 수술은 10개이고 암술대는 5개로 갈라지며, 열매는 삭과로 익는다. 쇠별꽃도 있는데 이의 잎은 별꽃보다 가늘고 길다.


한겨울을 움츠리고 지내며 푸른 잎을 먹지 못했던 사람들은 봄이 되면 산나물과 들나물을 뜯으러 나갔다. 봄나물은 오랜만에 밥상을 신선하고 푸르게 만들었다. 이처럼 봄 밥상은 그 어떤 계절보다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만든 밥상이다.


비닐하우스 재배는 한 계절 앞서서 먹을 수 있고, 사계절 내내 원하는 것을 먹을 수 있게 해준다. 제철음식이 없어진 것이다. 게다가 나라의 경계를 넘나드는 식료품 수출입으로 인해 먹을 것은 더욱 풍성해졌다. 배추와 무, 양파는 대부분 가까운 중국에서 넘어온다. 그러나 이러한 먹거리는 석유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석유를 먹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 우리 땅에서 제철에 나는 봄나물을 채취해 먹어보자. 겨우내 땅속에서 자랐던 뿌리를 통째로 먹는 냉이, 민들레, 뽀리뱅이, 지칭개, 씀바귀 등은 나른한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별꽃이나 광대나물도 훌륭한 봄나물이다. 별꽃의 어린순은 나물로 식용하는데, 별꽃에는 특히 약성이 풍부하다. 단백질, 칼슘, 철 같은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 있고 영양도 높다. 또 잇몸병이나 충치, 맹장염, 장염, 장궤양 등 많은 염증을 치료하기도 한다.


별꽃을 많이 뜯어다가 생즙을 내어 장복하거나 별꽃 전체를 말려 다린 물을 마시면 이 모든 증상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산과 들에서 뜯어온 봄나물은 우리 밥상을 약상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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