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금강호 수질은 어찌 될까
올여름 금강호 수질은 어찌 될까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3.03.25 14:21
  • 호수 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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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 세종보·공주보·부여보 오염된 물 유입
무대책-‘농업용수 판정 불가’ 부른다

▲ 세종시에 있는 세종보 모습
1964년 공주시 장기면 석장리 금강변에서는 기원전 7만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구석기시대 전기와 중기, 후기의 문화층이 발견됐다. 이처럼 우리의 조상들은 금강변에서 나라와 문화를 이루고 살았으며 금강 유역은 우리 후손들이 길이 살아갈 터전이다. 그러나 4대강사업으로 세종보와 공주보, 백제보를 막아 수질이 악화돼 하류에 있는 금강호 수질도 이의 영향을 받고 있다. 금강호 수질 어찌 될지 알아본다.

▲ 공주시에 있는 공주보 모습
공주보에서도 물고기 떼죽음

지난해 10월 부여 백제보에서 논산시 황산대교에 이르는 25km 구간에서 물고기 10여만 마리가 떼죽음 당한 것을 수거한 바 있다. 폐사된 물고기를 수거하고 돌아서면 다시 떠오르는 현상이 반복해서 일어났다.
금강에는 쏘가리, 누치, 눈볼개, 메기, 떡붕어, 각시붕어, 동자개, 모래무지, 참마자 등이 서식하고 있는데 이쯤되면 물고기의 씨가 말랐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이는 금강 최악의 환경 재앙으로 기록될 만했다. 이를 두고 공주대 환경학과 정민걸 교수는 “여름에는 본류 중층 이상과 지류·지천 여울에 사는 물고기들이 가을이 되면 추위를 피해 본류로 내려오고 저층으로 내려간다”며 “이번에도 물고기들은 예전과 같이 행동했을 것”이라며 “외부에서 유입된 유기물과 이상 증식한 녹조가 4대강 사업의 대형보에 의해 개조된 인공호 바닥에 쌓여 부패하면서 저층이 산소 결핍 상태가 돼 물고기 떼죽음의 원인이 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 달 25일에는 공주보로 호수가 된 금강변에서 또다시 물고기를 비롯 고라니와 자라 등의 사체가 잇달아 발견돼 충격을 주었다. 또한 물에서는 심한 악취가 났다.
이에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전문가들은 보건설로 인해 물길이 막히면서 수질 악화로 인한 영향일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며 “폐사 원인과 악취 및 녹조 등 수질 문제에 대한 실태조사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환경오염과 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대형보의 수문을 열고 금강을 흐르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부여군에 있는 백제보 모습
오염토사 결국 금강호로

대청호에서는 해마다 녹조현상이 발생해 황토를 뿌리는 일이 연례행사처럼 벌어지고 있다. 녹조현상이란 부영양화된 호소 또는 유속이 느린 하천에서 녹조류가 크게 늘어나 물빛이 녹색이 되는 현상이다.
호소의 표면에 녹조가 덮이면 수중으로 들어가는 햇빛이 차단돼 용존산소량이 줄어들며 장기화 되면 녹조류의 사체가 호소 바닥에 가라앉아 부패돼 수질 악화를 불러와 물고기와 수생식물이 죽어 호소에서 악취가 나며 결국 생태계 파괴를 불러온다. 지난해 금강호에서도 이같은 녹조 현상이 발생했다. 올해에는 어떤 규모로 발생할지 주목되고 있다.


2011년 7월 ‘문예의전당’에서 열린 ‘금강하구역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대토론회’에서 김용태 부여군 개발위원장은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4대강 사업’ 한다며 준설을 하는데 강바닥 깊은 곳에서 모래를 빨아들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오염된 퇴적토사는 강바닥에
그대로 쌓여있어 이 오염 토사는 결국 서천의 금강호로 간다는 것이다. 이름 감안하면 금강호의 수질 악화는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 바닷물의 유입을 차단한 금강하굿둑
농업용수 사용 불가 위기

농업용수로 사용하려면 4급수를 유지해야 하는데 현재 현재 금강호의 수질은 5급수를 향해 치닫고 있다. 매년 호수 바닥에 오니가 쌓이는 데서 비롯된다. 정체된 호수 바닥에 쌓인 각종 유기물이 퇴적·분해되면서 산소 고갈 현상(혐기성화)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세종보와 공주보, 백제보에서 악화된 수질이 금강호로 유입되고 있다.


현재 서천군은 금강호의 해수유통을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은 금강호의 물이 썩어가 농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바닷물이 들어오면 바닥 부분에는 해수가, 상부에는 담수가 위치하게 되며, 이때 호수 바닥의 퇴적물을 분해시키는 미생물은 해수 유입으로 사멸하게 되어 유기물을 분해할 수 없으며 결국 썩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금강호 물을 끌어다 벼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물을 댈 때 시궁창 냄새가 난다”고 증언하고 있다. 아무런 대책이 없이 현재와 같은 상태로 가다가는 ‘농업용수 판정 불가’ 판정이 내려질 수 있다. 상류에 있는 세종보·공주보·부여보의 수문을 열어 강물을 흐르게 하고 금강하굿둑 배수갑문을 개방하여 해수를 유입시키는 것이 유일한 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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