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비 부담 “농민들 허리 휜다”
영농비 부담 “농민들 허리 휜다”
  • 김정기
  • 승인 2003.03.13 00:00
  • 호수 1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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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유 값 급등 농자재값 인상 등 영농환경 최악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농업용 면세유값 급등과 일부 농자재 값이 인상된데 이어 농약 등 기타 품목도 잇따라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쌀 등 농산물 가격하락, 수입개방 협상으로 영농의욕이 상실되고 있는 상황에서 농자재·인건비 등은 매년 대폭 인상되고 있는데다 연일 치솟고 있는 기름값으로 인해 올 봄 농기계 임차료도 크게 오를 것으로 보여 농민들의 고통이 가중될 전망이다.
지역 농가에 따르면 국제유가 급등으로 면세유(경유 기준)는 지난해 2월 ℓ당 301원에서 지난해 6월 3백90원, 12월 3백98원으로 오른 뒤 현재는 4백42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무려 47%나 뛰어 영농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면세유 가격이 오르면서 시설하우스 농민들은 난방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적정온도인 18도 보다 낮추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나, 1도 낮출때마다 수확이 2∼3일 늦어지기 때문에 온도를 낮출 수도 없는 실정이다.
농자재값 인상도 농민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11일 판매상들과 농민들에 따르면 봄철 영농기를 앞두고 육묘상자 등 주요 농자재값이 큰폭으로 인상되고 농약값도 일제히 오를 것으로 알려지는 등 영농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못자리용 비닐(0.03㎜)의 경우 1롤에 1만3천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5백원 올랐으며 부직포(폭 1.4m)도 2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천원 인상됐다. 농약값도 살충제(카보)가 1병에 3천원, 논 제초제(노난매)가 7천5백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각각 6백원, 2천2백원 올라 전년 대비 20∼30% 올랐다. 이밖에 하우스용 필름과 농업용 파이프 가격도 전년 수준 또는 소폭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민 김모(65·마서)씨는 “지난해 추곡수매 물량도 줄어든데다 수매 가격마저 인하돼 농가 소득은 오히려 줄어들었는데 농자재값마저 오른다면 농사를 포기해야 할 판”이라며 한숨만 내쉬었다.
일선 농민회와 농업경영인연합회 관계자는 “농업을 살리고 농민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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