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탄생 600주년 기념행사, 연예인 등 공연에만 1억2000만원
지명탄생 600주년 기념행사, 연예인 등 공연에만 1억2000만원
  • 고종만 기자
  • 승인 2013.12.02 13:57
  • 호수 6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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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 총 1억4000만원 들인 괴산군과 대조
예산규모 1조5000억원 경기 고양시 따라해

서천군의 지명탄생 600주년 행사가 타 자치단체에 비해 급조됐거나 소모성 행사에 예산을 집중한 것이 드러났다.


군은 지난달 21일 발표한 서천지명탄생 600주년 기념사업 평가보고회를 통해 순수 지명탄생 600주년 사업으로 추진한 17개 행사에 4억3719만9000원을 사용한 가운데 연예인 초청 등 각종 공연비로 25.4%인 1억1200만원이 집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천군이 지명탄생 600주년 예산을 흔전만전 사용한 것과 달리 충북 괴산군의 경우는 그 흔한 연예인 하나 초청하지 않는 등 내실있게 행사를 진행한 사실이 뉴스서천 취재진에 의해 확인됐다.


한해 예산규모가 3000억원대인 괴산군의 재정자립도는 서천군보다 다소 높은 14%를 차지하고 있다. 서천군과 비슷한 상황에서 600주년 행사를 치른 괴산군은 서천군이 올해 열린 읍면 체육대회 등과 연계해 600주년 행사를 가진 것과 달리 10월 12일부터 지명탄생일인 15일까지 3일간에 걸쳐 총사업비 1억4000만원을 들여 군민의 날 행사를 겸한 600주년 행사를 조촐하게 치렀다.


서천군이 지명탄생행사를 가졌음에도 600주년을 상징하는 조형물 하나 세우지 않은 것과 달리, 괴산군은 최근 완공된 도시계획공원에 600주년 공원으로 이름을 명명하고 기념탑과 600주년 기념 타임캡슐 안치식 등을 진행했고, 연예인 초청 행사는 처음 기획단계에서부터 배제했다.


괴산군 박아무개 관계자는 “연예인을 초청하는데 예산이 과도하게 들어가 처음부터 관내에 있는 국군홍보단을 활용하는 것으로 대신했으며, 도와 연계한 충북예술제와 청소년 예술제 등을 유치해 600주년 행사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군의 600주년 행사가 급조됐음도 드러났다. 군이 600주년 행사를 벤치마킹한 1년 예산 규모 1조5000억원의 경기 고양시는 지난해 시청내에 행사를 전담할 ‘고양 600주년 사업팀’을 구성하고 여론조사 및 워크숍 등 행사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고양시 역시 유명연예인 초청한 공연등은 자제했고 지역내 예술단체 등을 활용해 소모성 예산낭비를 최소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서천군의 600주년 행사는 올초 군수의 지시에 의해 추진된 것이어서 군이 600주년 기념사업 평가보고서 총평에서 고백했듯이 내실있는 행사 추진에 여유를 갖는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웠다.
실제 600주년 기념 역사서 발간 기념 강연회를 연다고 했음에도 강연 당일에 책이 발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강연회를 개최해 강연회의 의미가 퇴색됐는가 하면, 600주년 기념 축하 거리퍼레이드와 연계한 600주년 기념식도 직장인들이 근무중인 시간에 열려 농번기를 맞은 주민이나 퇴근한 직장인들이 발길을 되돌리는 등 운영 미숙도 눈에 띄였다.


서천군의 구태의연한 행사 방식도 개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민 김아무개씨는 “서천군은 연예인을 초청하지 않으면 행사가 안된다는 생각이 고착화된 것 같다”면서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 600주년 기념식 예산 1억5000만원이면 주민 모두가 공연 끝날때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았던 금난새 오케스트라 공연을 세차례 열 수 있다. 소모성 축제 예산을 절감해 내실있는 행사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소열 군수도 축제 총평을 통해 “일부 언론의 행사비 과다 지출 논란, 농번기철 행사진행 등 지적과 비판은 참고삼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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