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뱃돈과 경제원론
세뱃돈과 경제원론
  • 한기수 칼럼위원
  • 승인 2014.02.10 11:05
  • 호수 6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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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갑오년이 밝아 온 지도 어느덧 두 달째에 접어들었고, 우리의 최대 명절인 설을 쇤지도 일주일이 지나고 있다.


요즘 각 은행에서는 발 빠르게 세뱃돈 재테크통장이라 하여 예금 적금 펀드 세뱃돈 어떻게 불릴까? 상품광고를 하며 직접 통장을 만들면 경제공부는 덤이라 한다.
그러다 보니 부모들은 자녀를 데리고 은행창고로 가서 자녀 앞으로 통장을 개설해 주고 있다.


은행이야 돈을 유치하는 영업이니 하나의 상술이라 하더라도, 부모 입장에서는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생각된다. 그러한 광경을 보면서 필자는 아직 어린 학생들이 경제 원리를 제대로 알고 저금을 시작할까 라는 의구심이 든다.


한해를 시작하는 우리의 설날,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 초하룻날을 맞아 새로운 몸가짐으로 조상님들의 은덕을 섬기고,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서로에게 덕담을 주고받는 자리인데, 하지만, 요즘 아이들에게 설날은 일 년에 한 번 친인척으로부터 용돈을 거둬들이는 날로 전락했다.
그렇게 쉽게 얻은 돈으로 통장을 직접 만들면 경제공부는 덤으로 된다니 웃어넘겨야 할지 참으로 아쉬운 마음이 든다.

또한, 요즘 세뱃돈은 전과는 많이 변천되었다. 전에는 앞에서 논했듯 서로의 건강과 행복을 바라며 윗사람에게 새해 인사를 드리면 윗사람은 덕담과 함께 세뱃값으로 약간의 현금을 주곤 했고, 액수는 많고, 적음을 따지지 않고, 감사한 마음으로 받았다.


그러나 요즘은 솔직히 설날 세뱃돈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많다. 물가 상승과 함께 세뱃돈의 상승은 천정부지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친가·처가에 자녀 손자까지 합하면 보통 일이십 명은 족히 되는데, 액수도 초등학생이라 하여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주면 표정이 밝지 않다.


그러다 보니 초등생도 최하 이삼만 원, 중고등 학생은 삼만 원에서 오만 원, 대학생은 그 이상이 되고, 또한, 설날은 졸업·입학 시즌까지 맞물려 있어서 축하금액까지 지출하다 보면 지갑은 금방 얄팍해질 수밖에 없다. 형편에 맞게 주면 된다고 말은 하지만 그것 또한 현실적으로 힘든 것이 현실이다.


요즘 아이들은 어른들의 덕담은 기억 못 해도, 세뱃돈 받은 것은 해가 바뀌어도 기억을 하며 누구에게서 얼마 받은 것을 비교분석까지 하며 스마트폰으로 인증사진까지 남기고, 자기들끼리 공유한다.
필자의 집도 예외는 아니라 이번 설에 필자의 어머님도 자식들에게 받은 용돈으로 며느리부터 손자까지 세뱃돈을 주다 보니 적자가 났다고 웃으시면서 하시는 말씀을 들었다.


물론 일 년에 한 번인 설이니 ‘세뱃돈이 좀 과하다’ 라고,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세뱃돈 문화를 자녀들에게 올바르게 알려주고, 돈의 액수보다 저금의 원론, 또한, 쉽게 얻은 돈보다 작은 돈이라도 땀 흘려 번 돈으로 미래를 위해 왜 저금을 해야 하는지 알고, 세뱃돈 선물통장을 만든다면 자녀에게 올바른 경제원론 공부가 덤으로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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