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풀 이야기/(132)팥꽃나무
■ 우리풀 이야기/(132)팥꽃나무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4.04.21 14:44
  • 호수 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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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떼 북상길에 피어있는 팥꽃나무
▲ 팥꽃나무

이팝나무로도 불리는 팥꽃나무과의 낙엽활엽관목인 팥꽃나무는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팥색을 띤다.
꽃은 잎이 나오기 전인 3월 말경부터 진달래와 앞서기 뒤서거니 피기 시작해 4월 중순 경에 절정을 이루는데, 지난해에 난 가지 끝에 작은 꽃들이 펼쳐진 우산처럼 모여 달리므로 매우 탐스럽게 보인다. 통처럼 생긴 꽃받침에는 잔털이 있으며 끝이 4갈래로 갈라지는데 수수꽃다리와 비슷하게 생겼다. 장과(漿果)의 작은 열매는 7월에 익는다.


바닷가 산기슭이나 숲 가장자리의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며 양수로서 햇빛이 충분한 곳에서 개화와 결실이 양호하다.
팥꽃나무는 관상수로 인기가 높다. 꽃도 예쁠 뿐 아니라 꽃이 피는 기간도 긴데다 향기도 좋고, 무엇보다도 키가 낮게 자라기 때문에 화단 가장자리에 심어놓기에 아주 좋다. 재배할 때에는 배수성이 좋은 사질 양토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중부지방에서 실생 번식은 어렵고 자생지에서는 7월경에 성숙한 종자를 채취해 곧바로 직파하면 발아율이 높다. 뿌리를 잘라 근삽을 하거나 3~4월 경에 가지를 잘라 삽목을 해도 된다.
피침형의 잎은 마주나지만 때로는 어긋나며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푸른빛이 도는 연한 자색의 꽃은 잎이 나오기 전인 3~4월경 지난해에 만들어진 가지 끝에서 산형(傘形)꽃차례로 핀다. 꽃은 통꽃처럼 피는데, 끝이 4갈래로 갈라져 있으며, 수술은 꽃부리[花冠] 안쪽에 2줄로 달리지만 수술대는 거의 없다. 암술은 1개이고 암술머리는 붉은색을 띤다. 열매는 7월경 둥그렇게 흰색으로 익는다.


전라남도 해안에서부터 평안남도 해안에서 잘 자라는 팥꽃나무는 조기꽃나무로도 불린다. 이른 봄, 팥꽃나무 꽃이 필 무렵이면 어김없이 조기가 떼를 지어 몰려들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라고 한다.
제주 남쪽의 따뜻한 바다에서 겨울을 보낸 조기는 봄이 되면 산란을 위해 칠산바다를 거쳐 연평도로 이동하는데, 그 시기가 팥꽃나무 개화시기와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따뜻한 남쪽 해안에서부터 평안도까지 조기가 이동하는 길목에는 어김없이 팥꽃나무가 피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해마다 팥꽃나무 꽃은 피건만 조기떼는 몰려오지 않는다.
꽃이 피기 전의 꽃봉오리를 따서 말린 것을 완화(莞花)라고 하며 이뇨, 수종, 신장염 등의 증상에 처방한다고 한다. 그러나 팥꽃나무에는 독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며 허약한 사람이나 임산부는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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