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춤·웃음보따리 들고 마을 경로당 찾는다
노래와 춤·웃음보따리 들고 마을 경로당 찾는다
  • 김장환 프리랜서
  • 승인 2014.08.25 11:46
  • 호수 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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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센터·요양원 찾아 봉사활동도 적극
행복 나눔이, 이정숙 노래강사

사곡리에 사시는 김성자(74) 어르신은 목요일만 되면 열 일 다 제치고 꼭 찾는 곳이 있다.

아침 일찍 새 옷으로 갈아입고 10여분 남짓 걸어 도착한 곳은 사곡리 골목길 한 모퉁이에 자리 잡은 서천군노인회관. 일찍 도착한다고 분주히 발품을 팔았건만 또래 노인들은 벌써부터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웃을 준비를 하고 있다.

오전에 건강 체조를 마치고 서천군노인회관에서 준비한 점심을 먹고 나니 이제 웃고 떠들 일만 남은 것이다.

▲ 노래 강습중인 이정숙 강사
드디어 할머니들이 기다리시는 ‘행복경로당 수업’ 노래교실.
서천군노인회관 2층에 이정숙 노래강사가 들어서자 50여명의 할머니들이 박수치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연예인들이 인기로 먹고산다는 말이 허투로 들리지 않는다.
12시 쯤 시작한 노래교실은 1시간이 조금 넘어서야 끝나는데 그사이 할머니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내 나이가 어때서’부터 ‘안동역에서’, ‘꿈에 본 내 고향’, ‘뱃노래’ 까지...
노래도 부르고 율동까지 따라하시는 할머니들을 보니 십팔세 순이가 따로 없다.

잠시 쉬어가는 마당, 별로 야하지도 않은 19금 이야기지만 할머니들의 배꼽을 쥐게 하는 이 강사의 입담에 박수치고 마음껏 웃는 할머니들이 뒤로 넘어갈 지경까지 이른다.

▲ 서천군노인회관에 어르신을 모시고 노래를 지도하는 이정숙 강사
어르신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이 강사의 웃음보따리와 함께 목청껏 따라 부르는 노래교실이 어르신들에게 큰 행복이고 위안인 셈이다.
김성자(74) 어르신은 “선생님이 오셔서 노래도 배우고 춤도 추고 재미난 애기들도 어찌나 잘하시는지 기분이 참 좋아유~ 선생님이 할머니들 사이에서 인기가 젤 좋아서 매일 오셨으면 좋겠어유~”라며 이정숙 노래강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할머니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이정숙 강사가 서천에서 노래교실을 운영한지도 벌써 6년째다.
논산에서 이벤트 회사를 운영하던 이 강사는 지난 2008년, 남편 박상철씨가 종천 예비군 중대장으로 발령받아 서천과 인연을 맺게 됐단다.
평소 활발하고 사람들과 함께하기를 좋아하는 이 강사는 자신의 장기를 살리고 어르신들과 함께하기 위해 맨 먼저 서천군청 사회복지과를 찾았다고 한다.
군청 직원은 “서천에는 노래를 지도할 만한 강사가 부족해 노래교실을 운영해보면 좋겠다”는 제안으로 이일을 시작했고 지금은 어르신들에게 제일 사랑받는 노래강사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이 강사는 ‘행복경로당 수업’의 일환으로 서면을 비롯해 비인 선도리 노인회관, 마서면 신포리 경로당, 서천군 노인회관을 찾아 노래교실을 운영하며 어르신들에게 큰 행복을 선물하고 있다.
한 달 내내 서면이며 마서, 비인 경로당을 찾아다니다 보면 유류비 정도밖에 안 되는 품삯이지만 돈을 벌자고 하는 일은 아니란다.
이 강사는 “시골 경로당을 찾아 어르신들을 대할 때면 친딸처럼 반겨주시는 어머니들이 계시기에 행복하고 열심히 따라 부르고 웃는 모습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며 “어르신들의 웃음이 나에게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노래 교실 외에도 군사리에서 ‘공감예술단’이라는 이벤트 회사를 운영하며 행사진행에도 바쁘지만 남은 시간을 쪼개어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재능기부에도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자원봉사센터에서 운영하는 봉사단체에 가입해 각 마을을 돌며 봉사활동을 함께하기도 하고 판교사랑병원과 도삼요양원, 서천사랑노인복지센터를 찾아 재능 기부에도 앞장서고 있는 이정숙 강사다.
이정숙 강사는 “서천은 어르신들을 위한 복지시설이 잘돼 있지만 아직 소외받고 복지의 사각지대에 계신 분들도 많다”며 “젊은 봉사자들과 함께하는 단체를 구성해 체계적인 봉사활동으로 더 많은 도움을 드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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