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면 행복해요”
“나누면 행복해요”
  • 최현옥
  • 승인 2003.04.25 00:00
  • 호수 1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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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배려하는 김씨의 마음은 아랫목의 따뜻한 밥 한 그릇 이다.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가 지은 ‘우동 한 그릇’은 작은 배려라도 어려운 이들에게 얼마나 큰 용기와 사랑이 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소설이다. 손님의 방문을 확실하게 모르는데도 항상 그들이 머물었던 자리를 비워둔 주인의 모습은 멀리 나간 자식을 위해 따뜻한 밥을 아랫목에 묻어둔 우리네 어머니 마음이다. 소설 속 주인공 같은 마음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음식을 나누는 이가 있다. 그 주인공은 서천자원봉사센터에서 운영하는 반찬배달 자원봉사자 김원순(50·장항읍 성주리)씨.
매주 월요일 새벽 5시 시장에서 찬거리를 고르는 그녀의 눈빛은 꼼꼼 그 자체이다. 재료들의 신선도를 고려해 어시장, 야채시장 등을 돌며 재료를 고르는 모습은 음식에 정성이 묻어나지 않을 수 없다
“음식을 만들 때 항상 음식을 드시는 분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나누는 삶이 습관이 돼버렸다는 김씨는 남편 몸이 불편해 경제적 책임을 홀로 지어야 함에도 불구,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나보다 어려운 처지로 살아가는 이웃들이 많고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김씨는 지난해까지 식당을 운영하며 자신이 스스로 정한 이웃들에게 반찬을 나누었다. 처음에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시작했으나 20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반찬을 제공하면서 그들은 자연스럽게 김씨의 가족이 되었다. 그녀의 도움을 받은 주민들은 고마움의 표시로 그녀의 생일날 미역국과 선물을 가져오기도 했다. 김씨는 현재 학교급식을 시작하려다 사업 실패를 보고 식당운영을 잠시 중단한 상태이며 자신이 가진 기술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을 찾던 중 자원봉사를 자청했다.
“음식 만드는 것이 좋고 지금도 학원에서 생활음식을 배우고 있다”는 김씨는 학원에서 배운 지식으로 노인들이 쉽게 소화하고 먹을 수 있는 메뉴로 구성, 반찬 수혜자들에게 인기를 받고 있다.
“자신이 나눈 것은 작은 것에 불과한데 항상 크게 돌아올 때 오히려 앞으로 더욱 봉사하는 삶을 살으라”는 채찍 같다는 김씨. 그녀의 타인에 대한 측은지심은 친정어머니의 영향이 크다. 친정어머니는 불우이웃을 위해 자신의 옷까지 벗어주는 사람으로 고아원 아이들까지 입양해서 키울 정도였다. 모전녀전?이라 했던가 그녀 역시 학창시절 자신의 학비를 친구들에게 스스럼없이 내어주고 부모에게 가정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을 돕도록 권장했을 정도. 식당을 운영하면서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식사를 무료로 제공했으며 약소하지만 경제적 도움도 주었다.
항상 밝은 미소를 겸비한 그녀, 82년 남편의 갑작스런 교통사고는 청천벽력이었다. 뇌 손상으로 자신마저 알아보지 못하는 남편. 그러나 오랜 세월 남편을 간호하며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을 더 배웠으며 남편 옆 침대에 입원한 환자까지 돌봐주며 이웃에게 사랑을 전했다.
“아낌없이 나눠줘야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는 김씨는 한 가정의 며느리, 어머니로 살아가며 자녀들에게 자신의 어머니가 했던 것처럼 항상 남을 돌아보는 삶을 당부한다.
앞으로 사회복지 관련 공부를 해서 노인 복지에 관한 일을 하고 싶다는 송씨. 나누는 것은 빈곤이 아닌 풍요를 불러온다는 증거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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