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박병문 서천군농민회장
■ 인터뷰/박병문 서천군농민회장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4.11.24 16:23
  • 호수 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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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내용 밝히지 않아 대책도 못 세운다”

▲박병문 서천군농민회 회장
한중FTA 체결로 전국 농민들의 위기감이 높아져 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9일 서천군농민회 박병문 회장을 만나 농민들의 절박한 심정을 들어보았다.

- 한중FTA 체결이 됐는데 그 구체적 내용은 무엇이고 농민들, 특히 서천의 농민들은 어떤 대비를 해야 하는가
= 정부는 협상 내용을 자세히 밝히지 않고 있다. 뉴질랜드와의 FTA는 국회에조차 A4용지 두 장 분량을 제출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국회의원들도 내용을 잘 모르고 있다. 답답하다. 내일 서울 상경 투쟁이 있는데 구체적 내용을 모르니 시민들이 절실하게 느낄 수 있는 투쟁 구호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농민이 아닌 국민들 입장에서는 “FTA 결사반대”라는 판에 박힌 구호에 식상해 있을 것이다. 그러니 현재로서는 마땅한 대비책도 세울 수 없다.

- 중국은 한국에 쌀을 수출하기 위해 대단위 농지를 조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
= 수출을 목적으로 많이 재배하고 있다. 이미 밥쌀용으로 들어와 우리 쌀과 섞이어 우리살로 몰래 유통되고 있기도 하다. 이번에도 쌀은 제외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믿을 수 없고 이면협상 내용도 모르고 있다.

- 다른 품목들은 어떤가.
= 중국은 우리와 위도가 비슷해 작부체계도 비슷하다. 그동안 감자, 양파, 마늘, 고추 등 파동이 나 가격이 폭락하면 재배 면적이 많아서, 또는 너무 풍작을 이루어서 등이 원인인 것으로 호도했다. 사실 알고 보면 농산물 가격 조절을 위해 들여온 중국산 농산물을 과다 수입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과일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수입과일 1위가 체리이고 망고가 2위이다. 이러한 수입 열대성 과일의 과다 수입으로 국내산 수박값이 폭락했다.

- 어떤 대비책이 있을 수 있는가.
= 그동안 정부는 농업정책 건건마다 ‘FTA 대응’이란 말을 접두사처럼 붙였다. 내용을 알고 보면 FTA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것들이다. 흔히 친환경, 고품질이 대안이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이는 소수 가진 자들만 소비할 수 있는 가격이다. 가난한 서민들이 일상적으로 구매하기에는 부담이 간다. 이런 틈을 타서 값싼 GMO 농산물이 밀고 들어오는 것은 최악의 상황을 맞는 것이다. 대책은 다른 거 없다.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기본적인 농산물을 생산원가 이상으로 국가가 수매해 지속해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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