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마을만들기사업 어떤 성과 거두었나(5)동백꽃권역 종합개발사업
■기획취재/마을만들기사업 어떤 성과 거두었나(5)동백꽃권역 종합개발사업
  • 김장환 기자
  • 승인 2015.12.07 17:24
  • 호수 78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백꽃권역사업, 7개 마을 58억8300만원 투자
주민 동의없이 세워지는 장승거리, 되레 공포감만

.

도농간 격차를 해소하고 농·어민들의 소득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정부 차원의 농·어촌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녹색농촌체험마을을 비롯해 전원마을조성,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농림부), 정보화 마을(행자부), 전통테마마을(농업진흥청), 산촌종합개발(산림청), 어촌체험마을조성(해양수산부) 등 다양한 사업들이 진행됐고 현재도 추진 중에 있다.
지역 내 추진된 사업과 현재 진행 중인 각 권역 별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의 실태에 대해서 알아본다.(편집자)

▲ 마을 입구

◇동백꽃권역 종합개발사업
서천군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으로 군과 농어촌공사 서천지사가 추진하고 있는 ‘동백꽃권역 단위종합정비사업’은 2016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60% 진행됐다.
이 사업은 마서면 합전리를 중심으로 백사, 칠전, 옥산, 발동, 서촌, 동촌(3개 법정리, 7개 행정리, 7개 자연마을)이며 권역 면적은 총 767ha(농경지 378ha, 임야 288ha, 기타 101ha)이다.
사업 기간은 지난 2012년부터 오는 2016년까지이며 총 사업비는 58억8300만원(국비 41억1800만원, 도비 2억6500만원, 군비 15억원)이 투입된다.
이번 사업을 통해 기초생활 기반 확충으로 권역센터 신축, 월포리의 자립형복지회관 증축, 어메니티센터 구조변경, 기초생활 시설 등이 정비된다.
남전1리 합전마을 권역센터는 10억7400만원, 월포리복지회관 증축에 1억5800만원, 어메니티센터 구조변경 3억2100만원이 투입돼 기초생활 기반확충사업에 쓰인다.
지역소득증대 사업으로 백사에 수산물집하장(3억3000만원)과 월포리 해안가에 저온저장고(2억48000만원)도 들어선다. 지역경관개선사업으로 옥산리 효문화유적지 정비(4000만원), 장승거리 정비(7000만원), 상징물 및 안내판(4억8000만원)이 계획돼 있다. 도로변 동백숲 및 가로수길(10억5600만원) 조성사업은 각 마을에 동백나무를 심는 것으로 변경된다.
이밖에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교육 및 견학, 홍보마케팅, 정보화구축, 컨설팅, 마을 운영지원 등 주민역량강화사업으로 총 5억8300만원, 제경비(기본계획, 세부설계, 공사감리, 사업관리비)로 6억6100만원이 쓰인다.


▲ 현재 지어지고 있는 동백꽃권역센터
◇해가마을과 아리랜드 동백꽃·수선화축제
남전1리 합전마을은 마을명보다 정보화마을, 아리랜드, 해가마을로 더 유명한 곳이다.
지난 1992년, 죽염을 만들기 위해 오세인 대표를 주축으로 3명의 마을 주민이 힘을 모아 죽염제조공장을 만들었으며, 죽염의 효능이 소문나면서 판매량도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판로가 막혀 이용방안을 모색 중 서천군농업기술센터에서 ‘농촌여성 일감 갖기’ 보조를 받아 해가마을이 탄생하게 되었다
해가마을은 지난 1997년 ‘농촌여성 일감 갖기’ 사업을 계기로 처음 죽염 장류사업을 시작한 이래 지속적인 발전을 거둬 현재 지역특산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해가마을 제품은 인근 농가에서 직접 재배한 마늘, 고추, 죽염 등 국내 농산물만 사용하며 전통방식을 고수해 전통장류가공식품을 판매하는 한편, 충남교육청의 농촌체험학습장 인증을 통해 학생들의 전통식생활 체험 등의 활동을 펼쳐 체험객들이 합전마을을 찾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해가마을 옆에는 동백꽃 군락이 아름다운 아리랜드가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아리랜드 운영을 맡고 있는 정의국씨와 최애순씨는 지난 1981년 귀농해 부모의 가업을 이어받았고 아들 역시 농업인으로 아리랜드를 가꾸고 있다.
20여년 전부터 동백꽃·수선화축제가 열리는 아리랜드에는  60년생 이상의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들 부부는 축제를 통해 쌀사랑 농촌사랑 글·그림대회를 비롯해 작은음악회, 마을 내 먹을거리장터와 농촌전통체험행사, 야생화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또한 농산물 직거래, 가공, 농촌관광, 체험마을도 운영하고 있다.
해가마을과 아리랜드는 합전마을이 체험마을을 운영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올해 합전마을을 찾은 체험객은 총 1만여명에 1억2000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정보화마을, 어메니티센터
남전 1리 합전마을에 들어선 어메니티센터 구조변경 사업에 3억2100만원이투입됐다.
동백꽃권역위원회는 기존의 어메니티센터를 권역센터와 연계한 숙박과 식사가 가능한 체류형 사업들을 진행하기 위해 일부시설을 개선했다.
어메니티센터는 지난 ‘2002년 정보화 시범마을’로 마서면 남전리 합전마을이 정보화 시범마을 지정을 받아 가구별 PC 1대와 마을 내에 ‘마을정보센터(어메니티센터)’를 만들었고 전자상거래 및 정보컨텐츠가 포함된 마을고유 홈페이지도 만들었다.
정보화마을의 본 취지는 농어촌의 정보격차 해소와 전자상거래를 통한 소득창출을 목적으로 마을별 정보센터 조성, 가구별 PC 보급, 전자상거래시스템, 공통 및 마을 정보콘텐츠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마을별로 마을당 약 4억원(국비3억, 지방비 1억)의 사업비가 투자됐다.
처음 주민들은 소득이 크게 증대될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마을 주민 대부분 고령이어서 컴퓨터와 거리가 멀었고 오히려 2만7000원씩 나가는 인터넷 사용료와 월 50여만원이 소요되는 정보센터 운영비가 주민들에게 부담만 됐다.
유경아 사무장은 “최근에 컴퓨터가 교체되면서 다시 마을 주민들이 어메니티센터를 찾고 있고 마을 주민들을 위해 컴퓨터 교실도 운영하고 있다”며 “권역센터와 연계해 방문객들이 체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더 많은 소득이 창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백꽃권역 소득사업
동백꽃권역 종합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소득사업으로 남전 1리에 권역센터(10억7400만원)가 지어지고 있고 남전 1리 바닷가에 수산물집하장(3억3000만원), 월포리에 저온저장고(2억4800만원)가 들어설 예정이다.
동백꽃권역위원회는 합전마을이 체험마을로 해마다 1만여명이 찾는 만큼 권역센터를 중심으로 어메니티센터와 연계한 체류형 민박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또한 수산물집하장과 저온저장고는 동백꽃권역영농조합을 조직하고 있는 만큼 올해 안에 법인을 설립하고 내년에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오현 위원장은 “지금 지어지고 있는 권역센터는 어메니티센터와 함께 운영할 계획인데 합전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이 편히 쉬고 농사체험과 갯벌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고 “수산물집하장과 저온저장고가 지어지면 이를 운영하는 법인은 사업 지원비의 2%씩 10년간 운영위원회에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득사업 이전에 개선해야 할 것이 주변정화사업이다. 권역사업의 목적은 농·어촌마을의 환경개선과 주민소득 향상에 목적을 두고 있다. 동백꽃권역사업으로 58억8300만원이 지원되는 만큼 주민들의 책임의식도 뒤따라야 하지만 권역사업을 추진하는 마을의 해안가는 커다란 쓰레기매립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길가에 버려진 폐그물과 스티로폼, 도로변에 세워진 선박들, 여기저기 쌓여있는 어구들이 권역사업 내 어촌마을의 현실이다.
마을주민들의 의식이 개선되지 않고는 저온저장고를 짓고 수산물집하장이 들어선다 해도 권역사업의 성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바닷가에 버려진 폐그물과 어구들, 도로변에 선박들이 방치되지 않도록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요구되고 군 또한 적극적인 단속이 요구되고 있다.

▲ 백사마을, 장승거리

◇백사마을, 장승거리
이번사업을 추진하면서 백사마을 입구에 총 사업비 7000만원을 들여 장승 50여개가 세워졌고 내년에 50여개가 더 세워질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일 권역센터 내에서 열린 회의 중 마을주민이 문제점을 제기했다.
백사마을 주민 A씨는 “장승이 마을 입구에 너무 많이 세워지면서 볼거리보다 주민들에게 공포감만 조성하고 있다”며 “기존의 장승도 거리를 더 두고 세우며 나머지 장승거리 사업은 철회해 줄 것”을 요구했다.
군은 사업을 진행하는 업체와 논의 후 “백사마을에 세워질 장승은 다 제작돼 철회할 수가 없다”며 “기존의 장승을 옮기거나 나머지 장승은 마을 별로 나누어 세우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장승을 세우는 목적은 마을 간 경계를 표시하는 데 쓰이기도 하고 길을 알리는 이정표 역할도 한다. 또한 마을주민들이 액운을 막기 위해 해마다 마을 입구에 장승을 세우고 한 해 동안 마을에 안녕을 바라는 마음으로 제사를 지내기도 한다.
이렇게 세워진 장승은 도시민들에게 고향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어린이들에게 호기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한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든 100여개의 장승을 길가에 세우는 사업이 타당한지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굳이 필요하다면 기존의 공원에 지역 별 특색있는 장승들을 세우고 해설을 달아 방문객들이나 학생들이 장승에 대해 알고 공부하는 학습장으로 활용됐다면 본래 취지를 충분히 살렸을 것이다.

◇동백꽃권역 사업, 주민들 힘 모아야
이번사업을 통해 617번 지방도로 옥산리 인근에 동백꽃으로 가로수를 조성하기 위해 10억5600만원이 계획됐지만 권역사업 회의를 통해 일부 수정됐다.
권역위원회는 가로수 보다 마을 인근에 동백나무 군락을 중심으로 마을에 동백나무를 더 심는 것으로 결정했다.
동백꽃권역개발사업을 통해 합전마을을 대한민국에서 동백꽃이 가장 아름다운 마을, 체험마을로 육성하고 바닷가의 갯벌을 활용해 다양한 체험거리를 개발·운영하는 체험위주의 사업 추진를 고려해볼만 하다.
아리랜드와 해가마을을 이용한 농사체험과 정통장류 담그기 체험, 갯벌을 이용한 조개잡기, 썰매타기 등 갯벌체험 등 프로그램을 적극 운영하면 권역센터, 어메니티센터를 활용한 방문객들이 편히 쉬고 갈 수 있는 민박사업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지역 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해산물의 판로도 개척할 수 있고 가공식품을 제조·판매해 직접적인 주민소득으로도 연결 지을 수 있다.
단, 타지자체와 차별화된 체험을 개발·운영해야 하고 민박사업도 다른 마을들처럼 소규모로 운영하거나 동백마을의 특색을 살리지 못한다면 실패할 확률도 높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