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의 학교교육 대안을 찾아서(2)농촌지역 학교 살리기
■ 위기의 학교교육 대안을 찾아서(2)농촌지역 학교 살리기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6.06.01 00:05
  • 호수 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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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지역 학생 감소, 교육공동체 위기감
전북, ‘어울림학교’ 제도 시행으로 활로 찾아
도시지역 과밀 학교 인근 농촌으로 분산

▲ 서천군 초등학교 현황(학급수는 병설유치원 포함)
서천군 초등교육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농어촌 지역 학교의 학생 수 급감이다. 학생수가 100명이 넘는 곳은 서천읍과 장항읍에만 있고 나머지 면단위 지역 대부분 유치원 포함 학생수는 60명 안팎이며 문산초등학교는 가장 적어 전교생이 9명이다.(유치원 포함) 마산초등학교, 화양초등학교, 송림초등학교 등에서는 한 학급 수가 5, 6명 안팎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규모 학교 통폐합 논의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지철 교육감의 충남교육청은 단 1명이 있더라도 주민들이 원하지 않는 통폐합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학생들을 위해 통폐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부모들도 있다.

더구나 학생 수는 더 감소 추세여서 농촌지역의 교육공동체는 위기감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어울림학교’로 활로 찾은 전북

전라북도교육청은 2013년도부터 ‘어울림학교’ 제도를 시행하면서 농촌지역 학교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충남과 마찬가지로 농어촌 지역의 학생 감소로 정상적인 교육과정과 학사운영이 어려워지고 도시와 농촌간의 교육격차 심화되자 전북도교육청이 짜낸 묘안이 ‘어울림학교’ 제도이다. 학생수가 너무 많은 도시지역과 인근의 농촌지역을 공동통학구로 만들어 서로 어울린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즉 어울림학교란 10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로 민주적 자치 공동체와 전문적 학습 공동체를 구축하여 학생들의 인성, 지성, 사회성을 길러주고, 교육과정의 창조적 재구성을 통하여 도·농간 교육격차를 완화하여 돌아오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운영하는 학교가 어울림학교의 개념이다.

공동통학구형으로 시작한 어울림학교는 4년째 시행하면서 △작은 학교 협력형 △마을-학교 협력형 △테마형 등으로 분화 발전해 현재 전북에서 공동통학구형의 어울림학교는 41곳이다. 그 지역 고유의 특색을 살린 테마형도 27개교가 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공동통학구 어울림학교의 경우 통학 편의를 제공하고 유형별로 학교 여건 및 특성을 고려하여 도교육청의 지원을 받게 된다.

25명에서 3년만에 73명으로

▲ 익산시 오산남초등학교
어울림학교 제도 시행의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전북도교육청이 지난 해 발표한 ‘전북 읍면지역 32개 공동통학구역 어울림학교의 학생 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년대비 총 147명의 학생이 증가했다. 분석 기준을 2013년으로 할 경우 증가한 학생 수는 3백여 명이 넘는다.

이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학교가 익산시 오산면 오산남초등학교이다. 2013년 지정 당시 25명에 불과했던 이 학교 학생 수는 지난해 61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73명이다. 지난 해에는마을주민과 함께 하는 체육대회를 열어 김승환 교육감이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오산남초는 매 학년도 초에 학급별로 텃밭을 분양해 토마토, 오이, 배추, 무 등 다양한 농작물을 심고 가꾸는 텃밭 가꾸기 그린업 프로젝트 ‘흙사랑 체험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조수덕 오산남초 교장은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김장 담그기 체험을 통해 안전한 먹거리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또한 직접 담근 김치를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는 나눔과 배려의 바른 인성교육을 목적으로 실시한 사업”이라며 “앞으로도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특색있는 교육활동은 물론 학부모, 지역사회와 연계한 다양한 교육활동으로 행복한 오산남초등학교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산남초등학교에서 익산역까지의 거리는 10km 정도이다. 조 교장은 “대도시 인근에 있으면서도 환경이 확연히 달라 농촌을 선호하는 학부모들이 의외로 많았다”고 말했다.

대도시 과밀학교, 인근 농촌으로 분산

서천군과 군세가 비슷한 고창군의 경우 고창읍의 고창초등학교의 경우 학생수가 1000여명에 이르러 교실이 부족하고 시청각실 등 여유 공간이 없었다. 반면 고창군 면 지역 학교들은 학생 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도교육청은 2014년 고창초 학생 39명을 공동통학구인 가평초와 대아초, 봉암초, 신림초, 아산초 등 5개 학교로 전·입학했다. 이에 가평초등학교는 전교생이 44명으로 전년보다 15명이 늘었고, 아산초등학교도 7명이 늘었다. 학생 수가 다소 늘어난 해당 학교는 특색있는 교육과정 운영과 통학차량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군산 용문초등학교는 전교생이 1137명이다. 옥구초등학교는 이 학교와 공동통학구로 지정돼 전입학생이 12명이 늘어 현재 전교생은 98명이다. 용문초등학교와 불과 3km 가량 떨어져 있는 옥구초등학교는 학부모들의 전입학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나 학급수를 20명으로 유지하기 위해 고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어울림학교 제도 시행으로 전북에서는 농촌 지역 학교가 되살아나고 있다. 전북도교육청은 어울림 학교를 향후 100개 학교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도교육청 지원 뒤따라야 효과

▲ 편백나무로 벽면을 장식한 문산초등학교 도서실 겸 돌봄교실
서천에서도 이같은 공동통학구와 비슷한 개념의 공동통학구제도가 이미 시행되고 있다. 예를 들면 서천읍이나 장항읍에서 화양초나 마동초로 입학할 수 있고 서천읍에서는 시초초나 문산초, 마산초 등의 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 그러나 전북도에서와 같은 체게적인 지원책은 마련돼 있지 않아 그 효과는 미미하다.

그러나 시초초등학교의 경우 특별한 체험 학습 및 프로그램 운영으로 서천읍 등지에서 학생들을 흡인해 올해 전교생이 70명을 돌파했다.

문산초등학교의 경우에도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이 학교 김기진 교장은 “지난해 농어촌희망재단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3년 동안 지원을 받게 돼 양질의 방과후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데 주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문산면이 서천에서도 귀농1번지임을 감안하여 귀농귀촌지원센터와 연계하는 방안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산초등학교는 총동문회가 아직 구성되지 않아 타학교에서 보는 졸업생들의 지원도 거의 없는 형편이며 총동문회 구성이 절실하다.

경쟁 위주의 교육 풍토에서 학부모들은 학생 수가 많은 학교를 선호했다. 교육 문제 때문에 읍내로 이사오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서서히 이러한 경향은 변하고 있다. 농촌학교를 살리는 방안으로 전북의 경우를 연구해보는 것도 한 방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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