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체전인가, ‘돈민’체전인가
도민체전인가, ‘돈민’체전인가
  • 김장환 기자
  • 승인 2016.06.22 21:24
  • 호수 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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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지역 거주자, 위장전입은 공공연한 비밀
도체육회, “5000명 선수 일일이 확인 못한다”

▲ 지난 9일에 예산에서 열린 충남도민체전 입장식 모습
충남도민들의 화합과 결속을 위한 충남도민체전이 일부 지자체들의 지나친 경쟁이 과열되면서 편법과 불법이 만연한 체육대회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도민체전 현장에서는 “A시가 테니스에서 선수를 몇 명 영입했다”, “우리지역 배드민턴 선수가 타 시군 선수로 도민체전에 나갔다”, “이번 대회를 유치하는 모 지자체가 성적을 올리기 위해 선수를 대거 영입했다”는 등의 소문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이런 공공연한 비밀들로 인해 도민체전이 ‘금품체전’으로 전락되자 일부 체육인들 사이에서는 “각 지자체가 성적내기 경쟁에 뛰어들면서 선수를 돈으로 매수하고 위장전입을 시키는 등 스포츠 정신을 망각한 대회로 변질되고 있다”며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한편, “선수 규정을 주민등록이 아닌 실거주자로 변경하고 시·군 단위로 나눠 채점방식을 변경 운영해야 한다”며 개선책을 내세우고 있다.

충남도민체전이 돈으로 선수를 영입하고 위장 전입까지 시키면서 각 시·군의 대표선수로 출전하는 편법은 스포츠인들 사이에서 공공연한 비밀이고 또 그렇게 해야만 성적을 낸다는 부조리가 충남 체육인들 사이에서 뿌리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이번 대회의 결과를 보면 1위는 아산시가 차지했고 2위는 당진시, 3위는 천안시가 차지했다.
66회와 65회 대회 또한 천안, 아산, 당진시 순으로 체육과 관련한 예산의 규모와 인구수를 비례해 보면 당연한 결과로 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1위를 차지하기 위한 과도한 경쟁심리가 작용하면서 시 단위 지자체가 막대한 예산을 통해 선수를 사들이는 행위들이 끊임없이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경쟁으로 인해 재정자립도가 약한 군 단위 지자체는 “아무리 노력해야 시 단위 지자체를 이길 수 없다”는 무기력감과 함께 참가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고, 일부 체육인들 사이에서는 “위장전입까지 시키면서 돈으로 치르는 도민체전으로 인해 군단위에서 활동하는 체육인들이 사기를 잃고 있다”며 불만을 성토하고 있다.

A 체육인은 “그동안 재정자립도가 높은 지자체들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선수를 돈으로 영입하면서 도민체전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며 “이러한 행위들이 계속되는 한 도민체전도 부익부 빈익빈의 차이만 확인하는 자리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B체육인은 “우리지역 선수가 평소에는 코치로 활동하다 도민체전만 되면 타 지역의 대표선수로 뛰는 것을 보았고 경기도에서 거주하는 선수가 충남도민체전에서 선수로 뛰는 모습도 보았다”며 “언제까지 이러한 편법을 일삼는 행위들이 지속되어야 하는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충남체육회 박준영 대리는 “해마다 도민체전 선수는 약 5000여명으로 이들이 위장전입 했는지에 대해서는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각 지자체가 성적을 내기 위해 선수를 영입하는 행위는 인정되지만 위장전입으로 인한 선수영입은 근절되어야 한다”며 “각 지자체의 위장전입이나 과열경쟁을 막기 위해 평가회를 통해 이를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도민체전 규정 상 ‘일반부 선수는 만 25세 이상이며 2년 이상 충청남도 관내 해당 시․군에 주민등록이 등재된 자에 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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