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에서 세상보기
■서천에서 세상보기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6.08.24 13:25
  • 호수 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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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타는 농심과 청와대 호화판 오찬

도시와 농촌은 세상을 이끌고 가는 양 축입니다. 그러나 농촌 지역은 희생을 강요당하고 각종 정책에서 뒷전으로 밀리며 중앙과 도시 위주의 성장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농촌이 무너지면 이어 도시에서의 삶도 위험합니다. 이에 뉴스서천에서는 지역에서 중앙을 바라보고 농촌의 시각으로 도시를 바라보는 란을 만들었습니다. 이 란에는 서천 지역 주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타는 농심과 청와대 호화판 오찬

지난 11일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 신임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베풀었다. 오찬메뉴가 논란이 됐다. 송로버섯, 캐비어 샐러드, 샥스핀 찜, 바닷가재, 한우갈비, 능성어 등 초호화 식탁을 두고 “국민들은 전기세 누진폭탄이 두려워 에어컨도 제대로 못 켜고 농촌에서는 가뭄이 계속돼 밭작물이 타들어가는 데 대통령이 지나친 사치를 부린다”는 비난이 인터넷에 빗발쳤다.

샥스핀 찜이 문제가 됐다. 샥스핀이란 상어 지느러미이다. 어부들은 상어를 잡은 후 지느러미만 자르고 나머지 몸통은 바다에다 버린다고 한다. 몸통은 부피도 큰데다 맛도 없어 값이 싸기 때문이다. 상어는 부레가 없어서 지느러미가 없으면 헤엄을 칠 수 없다. 지느러미가 잘린 상어는 바다 밑바닥으로 곤두박질치며 결국 죽어간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 여러 나라 호텔에서는 샥스핀 요리를 금지시키고 있고 샥스핀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중국에서도 정부 공식 행사에서는 샥스핀을 먹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 농촌에서는 비가 오지 않아 폭염 속에서 대지가 타들어가고 있다. 8월 들어 서천에 내린 강우량은 고작 8mm이다. 그런데 청와대에서 들여오는 소식은 농심을 더욱 새카맣게 태우고 있다. 조선시대 군왕도 이러지 않았다. 오히려 백성들과 마음을 함께 하려 했다.

조선 숙종 34년(1708년)에 큰 가뭄이 들었다. 이때 임금이 친히 제문을 짓고 기우제를 올리도록 했다. 다음은 숙종임금이 지은 제문이다.

"아! 나의 보잘것없는 몸이 욕되게 대위(大位)에 있으므로 밤낮으로 공경하고 두려워한 지 이에 삼기(三紀. 1기는 12년) 가 되었다. 다만 그야말로 덕(德)이 적어서 스스로 재이(災異)를 불러서 한 번의 한재(旱災)가 가을까지 미쳐서 대지(大地)가 타는 것과 같다. 조금 내린 비는 즉시 걷히고 고택(膏澤. 은택) 이 또 그치게 되었다. 서성(추수)의 희망이 끊어졌으므로, 백성들의 명(命)이 그치게 되었다. 근심하는 마음이 불사른 듯 하여 아픔이 내 몸에 있는 것 같다.

백성들의 목숨이 그치게 되었음을 근심하는 마음이 내 몸 안에서 불타는 듯 하다는 표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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