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산물 벼 선지급금 충남 전국 ‘최하위 수준’
농협 산물 벼 선지급금 충남 전국 ‘최하위 수준’
  • 충언련 심규상 기자
  • 승인 2016.10.26 19:22
  • 호수 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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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가격도 ‘추락’, 농민단체 “농협이 쌀 대란 부추기나?”

충남 지역 농협이 미곡종합처리장(RPC,아래 미곡처리장)을 통해 우선 지급금을 주고 산물로 벼를 사들이는 벼 매입 가격이 ‘전국 최저’로 나타나 농민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산물 벼 농협 RPC자체 수매는 벼 값을 자체 결정해 일부를 우선 지급하고 나중에 시장 상황을 반영한 가격이 최종 결정되면 그 차액을 추후 정산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농협의 우선 지급 벼 매입가는 시장가격의 잣대가 돼 가격이 낮을 경우 산지 벼값을 떨어뜨리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농협은 매년 우선 지급금을 최종 예상 가격의 90% 선으로 결정해 왔다. 충남 지역농협이 시장 벼값의 폭락과 쌀 대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은 이 때문이다.

21일 농협 대전·충남지역본부 양곡사업단에 따르면 시군별 미곡처리장을 통한 산물 벼(일반 중만생종 40kg 기준) 우선 지급 매입가는 평균 3만2000원(1Kg당 800원)으로 전국 최저였다. 지난해 충남 지역 우선 지급 매입가는 평균 약 4만원(1kg당 1000원) 정도로 20%가 급감했다.

올해 시군별 평균 우선 지급 금액은 아산이 4만~4만4000원, 천안 4만원, 보령이 3만6000원, 서천·홍성 3만2000원이었다. 나머지 시군(태안·공주)은 평균가보다 낮은 3만원이다. 게다가 이는 다른 시도 대비 최저 수준이다. <충남지역언론연합>이 각 시도를 통해 자체 확인한 결과 시도 농협 미곡처리장별 산물 벼 매입 평균가격은 21일 현재 경기 4만5000원~5만원, 강원 4만원, 경북 3만5000원, 전남 3만5000원, 전북 3만4000원, 경남 3만 1000원 등이다. 인근 충북 또한 3만5000원~4만원으로 충남보다 적은 곳은 경남도뿐이었다.

충남 공주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한  아무개씨(71)는 “농협 미곡처리장에서는 일부 우선지급금을 준 뒤 나중에 시장가격이 형성되면 나머지 차액을 더 주겠다고 하지만 대다수 사람은 선지급 수매가를 사실상 수매가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낮은 수매가로 쌀값 폭락이 심해질 것 아니냐는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농협의 우선지급 수매가는 민간 벼 수매가 또는 시장 쌀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충남 A 지역의 경우 민간 산물 벼 시장 수매가격은 같은 기준 3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A 지역의 우선 지급 수매가격은 3만2000원이다. 충남 A 시의 마을 정미소 등 시중 쌀값(80kg 기준)도 11만5000원으로 산물 벼 기준 1kg당 약 950원대에 머물렀다. 이 지역의 지난해 벼 수매 확정 가격은 1kg당 1150원이었다.

지역 농협 미곡종합처리장 간 가격을 담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농협 미곡종합처리장이 운영 적자를 벼 수매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줄이기 위해 수매가를 서로 사전에 조율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다.
이에 대해 지역의 한 미곡처리장 관계자는 “올해 조생종 쌀값 동향과 인근 미곡처리장의 가격 동향을 반영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전 담합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농협 관계자는 “우선지급금을 많이 주고 벼를 수매하면 나중에 최종 가격이 우선지급금 보다 낮게 형성되더라도 회수하기가 쉽지 않다”며 “현재 충남 쌀값이 40kg 조곡을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1만 2000원 남짓 떨어져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명진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 의장은 “부실 경영으로 압박을 받는 농협 미곡처리장이 벼 수매가를 통해 농민에게 그 피해를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조정해야 할 충남도 또한 ‘지역농협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사실상 방치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의 쌀 정책에 대해서도 “쌀값 폭락의 원인은 소비량 감소도, 풍년도 아니다"며 "재고가 쌓여 있는데도 필요없는 외국 쌀을 매년 40만 톤씩 수입하는 것이 주된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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