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의 요람’으로 자리잡아가는 산너울마을
‘연극의 요람’으로 자리잡아가는 산너울마을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6.12.23 17:08
  • 호수 8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천의 이야기를 연극으로…극단 산너울패 송년 공연

▲ 산너울패를 이끄는 연극연출가 고금석씨
지난 2007년 11월 첫 삽을 뜬 판교면 산너울마을 조성사업은 2009년에 완료돼 이해 3월부터 입주가 시작괬다. 산너울 전원마을은 도시민의 농촌 이주·정착을 지원하는 농림부의 전원마을 조성사업과 산자부가 지원하는 그린빌리지 조성사업을 연계해 추진되어 총 34세대가 살고 있다.

이곳에 유명 연극인이었던 고금석씨가 살고 있다. 이곳에 정착해 사는 사람들 대부분 이력이 특출하지만 고금석씨는 서울 대학로 연극계에서 이름있는 연극연출인이었다. 고려대 독어독문학과에 재학 중이던 그는 “독일어 회화 동아리로 알고 ‘프라이에뷔네’라는 극단의 문을 두드린 것이 연극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한다. 1976년 독일의 페터 한트케의 작품 ‘관객모독’을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하여 보름 동안의 공연기간 동안 전 좌석이 매진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고 한다. 전국대학연극축전에서 오영진의 ‘허생전’이란 연극을 연출하면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았고 국립극단 공채 합격이라는 영광도 안았다.

하지만 새롭고 실험적인 작품에 관심을 가진 그는 구태의연한 역사극만 다루는 국립극장을
떠나 극단 ‘우리극장’을 창단해 연극계에서 활동해왔다.
고씨는 암 판정을 받은 아내의 요양 치료를 위해 2008년 말에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입주가 시작되기 전이었으니 이 마을에서는 최고참 주민일 것이다.

아내를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내고 지금은 혼자 살고 있다. 한산모시문화제 기간에 붕어빵 장사를 하는 그를 알아보는 서천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런 그가 2012년 사람들을 모아 연극단을 만들었다. 이름이 ‘산너울패’다. 명품김사업단 김재철 단장이 사너울패 단장이다. 현재 8명의 단원이 있는데 매주 금요일 모여 함께 어울려 연습도 하고 이야기도 나눈다. 고씨에 따르면 “그냥 막걸리 한 잔 한다”는 것이다.

▲ 극단 산너울패의 송년 모임 공연 모습
지난 17일 산너울패 송년 모임이 있었다. 이날 송년공연은 산너울패가 올해 해온 활동(토끼 잡으러 갔슈(미곡창고-10월), 역지사지 해봐유(서귀협 귀농귀촌한마당-11월)을 정리하고 그간 산너울패를 통해 서천과 관계를 맺은 예술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였다. 산너울패가 시작된 곳을 기억하고 마을 주민들과 함께한다는 의미도 있다.

산너울패는 그동안 서천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작품을 창작 공연해왔으며 특히 ‘역지사지 해봐유’는 귀농귀촌인들과 선주민들 간의 갈등을 다룬 작품으로 초연(2013년)부터 관객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으며 대표 레파토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홍민표 간사가 말했다.

귀농귀촌인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주민들이 서천에 모여 살고 있는 현실에서 온갖 갈등이 생기지만 당사자들은 그 상황에서 거리를 두고 바라보지 못하는 현상을 연극으로 풀어보려 한 작품임. 충남문화재단이 주최한 문화다양성 캠페인-이백만개의별 사업에 참여하기도 했음. 그날 공연에는 그간 산너울패와 맺은 인연으로 꾸준히 서천에서 공연해온 포크 황명하, 블루스 머스탱샐리, 마침 서천군미디어문화센터에서 첫 음반을 녹음 중인 월드뮤직그룹 예인스토리가 우정 출연하여 문화예술네트워크의 힘과 매력을 보여주었다.

새로 조성된 산골 마을이 서천 지역 연극의 요람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