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일제하 한국 아나키즘 소사전’
■ 책소개/‘일제하 한국 아나키즘 소사전’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01.11 17:31
  • 호수 8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 아나키즘 이해·연구 위한 입문서

아나키즘(anarchism)의 어원은 희랍어의 ‘anarchos’로 이는 ‘부정’을 뜻하는 접두사인 ‘an’과 ‘지배, 통치’를 뜻하는 ‘archos’로 된 복합어이다. 따라서 타인에 의한 강제나 지배를 거부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일인들에 의해 ‘무정부주의’로 번역이 되어 무정부 상태의 혼란을 연상시키는 말로 인식되기 십상이다.

아나키즘은 1920년대 초 우리나라에 소개된 이래 현재까지도 그 맥을 면면히 이어오고 있다. 또한 아나키즘 사상은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독립 운동의 한 방편으로 활발한 운동을 펼쳤다.

1924년 북경에서 재중국 조선 무정부주의자 연맹이 결성된 이래 아나키즘 운동은 중국인과 협력하며 독립운동의 한 축을 형성했다. 이회영·이을규·이정규·백정기·유자명·정현섭 등이 창립 맹원이었다. 단재 신채호는 창립대회에는 참석치 못했지만 아나키스트로 활동하다 일경에 체포돼 순국했다. 김원봉의 의열단은 아나키스트 유자명의 영향을 받아 아나키즘을 수용하고 신채호가 지은 ‘조선혁명 선언’을 강령으로 채택했다. ‘조선혁명 선언’은 ‘의열단 선언’으로도 불린다.

국내에서도 일본에서 귀국한 학생들을 중심으로 각지에서 비밀결사가 조직되어 전국적인 조직망이 만들어졌다. 이들 국내의 아나키스트들은 일제의 극심한 탄압을 받으며 많은 희생을 치렀다. 이들은 이름없는 다수가 대부분이지만 익히 들어온 유명 인사들도 있다.

1989년 ‘한국아나키즘운동사 연구’를 펴낸 오장환 박사가 최근 ‘일제하 한국 아나키즘 소사전’을 펴냈다. “일제하 민족주의 운동이나 공산주의 운동에 비해 아나키즘 운동은 연구 환경이 너무 열악해 이 소사전을 펴냈다.”고 편자는 밝히고 있다.

이 책은 4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은 한국 아나키즘 운동을 이해하기 위한 전 단계로 근대 아나키즘의 개념을 쉽고 짧게 요약했으며, 2장은 한국, 중국, 일본에서 활동한 한국 아나키스트들의 명단과 간단한 이력을 수록했다. 3장은 한국 아나키즘 운동편으로 그들이 활동한 조직과 사건, 기관지, 기타 관련사항을 수록했다. 4장은 한국 아나키스트들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선언문과 논문, 기사 등을 선별하여 원문을 수록했다.

오 박사는 서문에서 “현재 새로운 형태의 아나키즘(에코 아나키즘, 사이버 아나키즘, 아나르코 페미니즘, 평화주의 아나키즘 등) 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러한 사회운동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입문서의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편자 오장환 박사는 시초면 신흥리 출신으로 파리7대학 동양학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사편찬위원회에서 일했다. 2009년 뉴스서천 칼럼위원으로 뉴스서천 지면에 칼럼을 발표하기도 했다.
2016년 12월 20일 도서출판 ‘소명출판’에서 간행했으며 336쪽 양장본으로 값은 1만8000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