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연재/금강하구 생태계 복원을 위하여 (2)갈대①
■ 기획연재/금강하구 생태계 복원을 위하여 (2)갈대①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02.08 11:33
  • 호수 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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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수중 식물 갈대, 금강하류 생태계 출발
4대강사업으로 사라진 갈대밭…오리과 철새들 먹이 부족

▲ 금강호 주변에 남아있는 갈대밭
갈대는 강가나 냇가, 바닷가의 펄에 군락을 이루고 사는 벼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갈대는 물에 잠겼다 드러났다 하는 곳을 좋아하는 반 수중 식물로 물이 급히 흐르는 영역보다는 흐름이 느린 지역에서 볼 수 있다. 이러한 곳에서는 땅속줄기가 옆으로 길게 뻗어나가며 마디에서 수염뿌리가 돋아나와 군락지를 이루게 된다.

금강 하류의 기수역은 이러한 생태적 특성을 지닌 갈대의 최적의 군락지였다. 금강하굿둑이 생기기 이전 금강 하구에서 부여까지 강 양쪽 기슭은 온통 갈대밭이었다. ‘갈바탕’이라고도 부른다. 금강하굿둑과 제방공사로 이러한 군락지는 대부분 사라졌다. 한산면 신성리에 당시의 모습을 볼 추측해볼 수 있는 자연 경관이 약 20ha가 남아있다. 신성리갈대밭이다. 신성리갈대밭은 서천군의 주요 관광지 가운데 하나이지만 빠른 육상화가 진행되며 본래의 모습을 차츰 잃어가고 있다. 육지 식물인 억새와 환삼덩굴 등이 침투해 들어가고 있다.

갈대는 수질정화 기능이 우수한 습지식물로 주목받는다. 그러나 정화된 영양물질은 고스란히 갈대 몸 속에 저장되기 때문에 고사한 갈대에 대한 적절한 생태학적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과도하게 우점하는 광활한 갈대밭은 지역의 종 다양성을 감소시키고, 육상화를 촉진시켜 건강한 습지 면적이 급격하게 축소되는 심각한 문제도 일으킬 수 있다.

서천의 생태계는 갈대로부터 출발한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갈대는 그 뿌리에 저장기관을 가지고 있으며 얕은 물에 잠겨있기 때문에 우어나 참게 등을 불러들이고 기러기,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큰고니 등 수면성 오리들의 먹이가 된다.

갈대밭은 오목눈이나 여름철새인 개개비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갈대 사이를 요리조리 날아다니며 작은 곤충들을 잡아먹는다.
5월이 되면 신성리갈대밭은 개개비들의 울음소리로 시끌벅적하다. 갈대 사이사이를 옮겨다니며 먹이를 찾다가 “개개-개개개-삐삐삐”하며 울어댄다. 울음은 수컷이 암컷을 찾는 구애의 소리이다. 수십 마리가 여기저기 흩어져, 하나가 울면 경쟁이라도 하듯 맞받아 따라 운다.

개개비는 자신이 주인이라도 되는 듯 갈대 사이를 휘저으며 돌아다닌다. 참새 크기만한 개개비는 그 연약한 갈잎 위에 잘도 앉는다. 서로 다른 줄기의 갈잎 세 개를 그러모아 그 위에 앉는 것이다. 몸무게는 30g 안팎이다. 참새목 휘파람새과의 개개비는 땅 위로 내려오는 법이 좀체로 없다. 물가의 갈대 세 개를 이용해 둥지를 틀고 5~8월에 알을 낳는다.

금강 하류에서 생태계가 살아있을 때 1차 생산자인 갈대밭에 서식하는 오리과 철새들은 생태계의 평형을 유지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포유류인 고라니의 은신처이기도 하다.
4대강 사업으로 강가에서 많은 갈대밭이 사라졌다. 갈대가 자생하는 점이지대를 포클레인으로 밀어 공원을 만들고 강을 토막내 댐을 쌓아 흐르는 강을 호수로 만들어버렸다. 갈대밭이 사라지자 이에 의존해 살던 오리과 철새들의 먹이가 크게 줄어들었다.

이에 큰기러기들이 낙곡을 주워먹기 위해 논을 뒤덮고 있고 큰고니 무리들이 먹이를 찾아 논으로 날아오기도 하는 등 이들의 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철새 먹이주기 행사는 연례행사가 됐다.
▲ 갈대
▲ 개개비


 

 

 

 

 

 

▲ 오목눈이
▲ 큰고니

 

 

 

 

 

 

 

 

▲ 큰기러기, 쇠기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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