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의 문화·역사·생태, 이곳에 모여 있다”
“서천의 문화·역사·생태, 이곳에 모여 있다”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03.15 16:54
  • 호수 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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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경영자로 나선 향토사학자 유승광 박사

▲ 생선구이가게 협동조합 이사장 유승광 박사
마서면 당선리 금강변에 음식점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이곳에 ‘생선구이가게협동조합’이 있다. 서천지역의 우수한 농수산물을 이용하고 방문객들의 서천의 생태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도우며 지역의 문화가 배어있는 가게로 뿌리를 내리겠다며 지역사회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만들어 2014년 11월에 출범했다.

테이블을 앞에 두고 앉으면 창을 통해 금강하구의 갯벌 풍광이 거침없이 들어온다. 상을 받아든 손님들도 창밖에 펼쳐지는 금강하구의 정경에 연신 눈길을 준다.

이곳에 가면 향토사학자 유승광 박사가 반갑게 손님들을 맞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생선구이가게협동조합을 지역의 문화가 배어있는 명소로 터잡게 하기 위해 그가 직접 나선 것이다.

▲ 금강하구 갯벌을 마주하고 있는 음식점
지역 향토사를 연구해 전국에서 최초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이곳 생선구이가게협동조합의 이사장이기도 하다. 향토애가 담긴 그의 강연을 들은 서천사람들이 많아 그는 서천 지역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주로 점심 시간에 서빙을 담당하며 손님들을 맞는 일을 하지만 신선한 식재료를 구하기 위해 아침 일찍 시장을 찾기도 한다.

“새벽에 홍원항에 나가 물메기를 사다 물메기탕을 끓여 내놓았더니 손님들이 바로 알아차리고 칭찬을 했습니다.”학자 출신인 그가 조합의 최고 경영자를 맡으며 새롭게 대하는 세상은 그에게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는 “날마다 새롭게 깨닫는 것이 많아 보람찬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朝聞道 夕死可矣)”라고 말한 공자의 심경이 그러했을까.

그는 여기에 멈추지 않고 금강 하구에 자리잡은 장점을 최대한 살려 손님들에게 학습의 기회와 즐거움을 주기 위해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결과 놀라운 이벤트를 개발해냈다.

▲ 갈매기를 불러들이는 모습
그가 잡어 건어물 몇 개를 가지고 갯벌을 내려다보는 베란다로 가더니 “워어이” 소리를 하며 갈매기들을 불렀다. 그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얼마 안있어 갈매기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을 향해 그는 건어물 먹이를 던졌다. 갈매기들은 먹이가 수면에 닿기 전에 날쌔게 낚아챘다. 2주 동안 이 일을 반복해 이제는 갈매기들이 그의 소리만 듣고도 모여든다.변산 격포항에서 배를 타고 위도로 들어가는 배를 타면 사람들이 던
▲ 먹이를 채어 물고 있는 갈매기
지는 새우깡을 먹기 위해 갈매기들이 배가 항해하는 중간까지 따라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생태주의자이기도 한 유박사는 첨가물 범벅인 새우깡이 아닌 자연산 접어 건어물을 먹이로 채택했다. 갈매기 먹이주기 체험은 강변에 베란다가 있는 생선구이가게협동조합 아니면 하기 어렵다. 발 아래에는 게들이 부지런히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다. 미리 예약을 하면 지역의 생태해설사로부터 금강하구의 생태환경에 대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오는 16일 오후 6시에는 조합이 마련한 세번째 시민강좌가 열릴 예정이다. 공주대 지수걸 교수가 ‘금강의 역사적 의미’라는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이다. 금강하구를 곁에 두고 금강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유승광 박사는 “조류생태전시관에서 시작해 김인전 공원-강변 음식점 거리-장항항 물양장-미곡창고-미디어문화센터를 잇는 문화관광 벨트를 조성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 문화와 역사, 생태, 자연경관 등 여러 관광자원이 복합적으로 깃들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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