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경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 최현옥
  • 승인 2003.09.05 00:00
  • 호수 1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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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는 중독이고 죽을 고비를 여러번 넘기면서도 산악자전거를 고집하는 김씨
숨이 턱까지 차서 심장이 터질 것 같지만 험한 산길을 오르는 고행과 정상에서의 쾌감, 그리고 하산 길에서 느낄 수 있는 스피드와 스릴. 이 모든 것들이 그에게는 산악자전거를 고집할 수밖에 없게 만든 필요충분 조건이었다.
“산책로를 주행하다 돌부리에 걸려 숱하게도 넘어졌죠. 고통스러워하며 무릎을 감싸쥔 채 자전거를 일으키다보면 기필코 저 산을 오르겠다는 뜻 모를 오기가 생기더라 구요. 스피드는 마약과도 같아서…”
험한 운동을 하는 운동선수치고는 다소 왜소해 보이는 김경수(32·서천읍 사곡리)씨, 이 세상에서 가장 아끼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서슴없이 자전거라고 외칠 것 같다. 스피드는 마약과도 같아서 한번 재미를 알면 절대 빠져 나올 수가 없다는 그는 산악자전거를 5년 동안 타며 타박상은 기본이고 많은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 자전거는 그에게 연인이 되었다나?
“걸어서 가기도 힘든 산을 왜 자전거 타고 가느냐는 질문도 가끔씩 받거든요. 그런데 고통을 즐기기 시작하면 그 성취욕은 무엇과 바꿀 수 없습니다”
아무리 힘든 산도 자전거와 혼연일체가 돼 정상에 서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는 그는 지역 대부분을 자전거로 다녔다. 지금은 코스를 다양화하기 위해 대천, 청양, 보령 등 외지로도 나가지만 처음 산악자전거를 시작할 당시 서천읍 레포츠공원은 그의 가장 좋은 연습장소였다.
과거 초년병 시절, 그에게 있어 자전거는 타는 수단이기 보다 오히려 끌려 다니 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자전거를 믿고 자신에게 맞는 코스를 찾아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며 자신도 모르게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전에는 항상 넘어지던 코스가 갑자기 중심을 잡고 잘 견디었을 때 그 쾌감 모르실 걸요? 그리고 내리막길에서 느껴지는 아기자기한 맛!”
물 만난 고기처럼 산악자전거 자랑을 늘어놓던 김씨는 갑자기 말을 끊고 그때 느낌을 회상한다. 이 남자, 정말 자전거의 매력에 푹 빠진 게 확실하다.
자유로움에 반해 자전거를 구입했고 거의 독학으로 이론적 지식과 실력을 다져온 김씨는 이제 프로급을 자랑하고 있으며 그와 함께 시작한 것이 철인3종 경기다.
“지금 생각해도 2001년 처음 참가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고 완주했을 때 눈물이 핑 돌았다”는 김씨는 그 이후 대회에 계속 참가하고 있으며 올해 역시 지난 31일 제주에서 개최된 국제대회에 참석했다.
“대회에 한번 나가기 위해서는 꾸준한 연습이 필요한 만큼 실력이 많이 향상된다”는 김씨는 이번에 자신을 다시 한번 테스트할 기회가 돼 좋았다.
그러나 지난 4월 다리 골절을 입어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았던 김씨는 욕심은 금물이라 말한다.
특히 산악자전거를 처음 배우는 사람의 경우 욕심에 체력은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경우 부상도 빨리 입고 회복도 어려우므로 자신의 체력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현재 전북지역 클럽에 가입돼 있는 김씨는 “서천지역은 산악자전거에 대한 인식도 저조하다”며 저변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싶고 자신의 지식을 나누고 싶다.
“절대 요행을 바랄 수 없고 승부 조작을 쉽게 할 수 없기에 더욱 더 멋있는 운동이다”는 그는 산악자전거는 땀과 눈물이 뒤범벅이 되어야만 챔피언이라는 훌륭한 친구를 만날 수 있어 더 매력적이라고 전한다.
“페달링하는 기분이란…그 순간만큼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스스로 살아있는 생물체임을 느낀다”는 김씨는 “귓가를 간질이는 산바람과 햇살, 자연과 호흡하는 것이 얼마나 흐뭇한지 모른다”며 말한다.
“산악 자전거 타지 않고는 이 기분 모를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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