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 / 6차산업 현장을 가다④우리농촌살리기공동네트워크
■ 기획취재 / 6차산업 현장을 가다④우리농촌살리기공동네트워크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7.12.20 16:21
  • 호수 8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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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밀·콩 등 우리 곡식이 우리 농촌 살려야…
철저한 계약재배로 생산자와 연대, 농가 소득창출

▲ 유기농 엿기름 포장 모습
▲ 우리농촌살리기공동네트워크 전경. 김제시 봉남면
값싼 외국 농산물 수입이 급증해 우리 식량자급률은 20%대로 떨어졌다. 국민 1인당 쌀 소비량도 연간 65kg 이하로 떨어졌으며 반면에 밀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콩 등 우리 잡곡은 자급율이 5% 이하로 떨어진지 오래이며 일부 곡식들은 멸절 위기에 처해 있기도 하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 곡식을 중히 여기고 전국 각지의 농민들과 연대해 우리 곡식 판매에 주력하는 기업이 있다. 전북 김제시 봉남면 대송리에 있는 ‘우리농촌살리기공동네트워크(이하 우리농)’이다.
회사 이름을 보면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아닌 운동 단체인 듯한 생각이 든다. 실제 이 회사의 심상준 사장은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와 카톨릭농민회의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약리작용 강한 우리 곡식

▲ 약리작용이 강한 우리 곡식. 우리농 홈페이지
우리농은 우리 곡식을 생산, 판매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랜 농업 역사를 지닌 우리 민족에게 시어머니의 손끝에서 며느리에게로 이어져 내려온 우리 곡식은 이 땅의 정기를 가득 품은 먹거리로 약리 작용이 매우 강하다. 또한 생명력이 강해 농약을 거의 치지 않으며 우리 잡곡은 ‘약곡’이라는 말도 있다.
우리농은 우리 곡식의 이러한 장점을 홍보하며 전통 방식으로 우리 곡식 농사를 짓는 농민들과 계약 재배를 하고 작목반에 가입해 직접 생산에 참여하기도 한다.
김제시 봉남면에 있는 본사에는 우리 곡식을 가공하는 시설과 창고가 있다. 친환경 쌀 전문 도정공장이 있고 우리 잡곡 등을 소포장하는 포장 시설이 있다. 우리 밀을 국수로 만드는 국수 공장은 충남 부여군 홍산면에 있다.
지난 15일 우리농 본사가 있는 김제 봉남면 대송리 공장을 찾았다. 2016년 3월 전라북도로부터 6차산업 인증을 받았다. 이곳에는 모두 10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는데 대부분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여성들이다.

전국 친환경 농산물 매장에 공급

▲ 우리농 대표 상품 유기농 밀가루
이곳에서 포장돼 나오는 품목은 백미, 현미, 흑미, 녹미 등 쌀과 늘보리, 찰보리, 쌀보리, 우리밀 밀가루, 황태, 서리태, 적두, 깐녹두 등 콩 종류 등이다. 팝콘용 옥수수와 유기농 엿기름 등이다. 이 상품들은 전국에 있는 친환경농산물 매장이나 자사의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우리밀 밀가루나 국수는 대형 할인매장에서도 만날 수 있다.

“전라, 경상, 충청 일부 등 남부지역에서는 밀을 수확한 후 벼를 심을 수 있어 이모작이 가능합니다. 그러면 우리밀 자급을 이룰 수 있다 하는데 타산이 맞지 않으니 농민들이 밀 농사 짓기를 꺼려합니다.”

심상준 사장의 말이다. 한때 우리밀 자급률이 3%까지 이른 적이 있지만 다시 1%대로 떨어졌다. 그는 밀 심을 무렵이면 우리밀 확보를 위해 김제시는 물론 이웃 부안, 고창, 함평, 구례 등지를 순회하며 농민들과 계약을 한다. 철저한 계약 재배로 가지 않으면 우리밀 확보가 어렵다고 한다.

유통 분야 전문성 요구된다

그는 최근 팝콘용 옥수수도 상품으로 내놓았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옥수수 대부분이 유전자조작을 통해 생산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옥수수 자급률은 1%에 불과합니다. 아이들에게 팝콘 만큼은 수입 옥수루로 만든 것을 먹여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며 차츰 GMO 식품을 물리치는 소비자 운동이 필요합니다. 이런 심정에서 가정에서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우리 땅에서 난 팝콘용 옥수수를 상품으로 만들었습니다.”

▲ 농촌융복합산업 인증
심 사장에게 우리 농업이 6차산업화로 소득을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우리 농업의 미래와 국민 건강을 생각하며 친환경 농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유통까지 담당하기에는 벅찹니다.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게 상품으로 만들기에는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요. 이들이 제값을 받고 판매를 하기 위해서는 유통 분야에 전문성을 띤 회사와 연대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생산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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