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우영의 고전산책
■송우영의 고전산책
  • 송우영 시민기자
  • 승인 2018.07.18 21:33
  • 호수 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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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아버지의 몸서리쳐지는 하루의 생존기

사마천은 사기史記에서 ‘부는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성정이니 배우지 않아도 갖고자 하는 것’<부자인지정성富者人之情性 소불학이구욕자야所不學而俱欲者也>이라고 갈파한 적이 있다.
돈에 대한 사람의 속성을 이보다 더 냉혹하게 표현한 문장은 없으리라. 세상에 돈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예수는 물질이 있는 곳에 네 마음도 있다<마태복음6:19-21>고 했으며 한발 더 나가서 돈과 하나님을 함께 섬길 수 없다<마태복음6:24>는 말로 돈을 하나님과 동격으로 올려놓는 이 또 한 예수다.
이런 예수를 변호하고 나선이가 바울이다.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빌립보서2:7> 여기서 기독교 특유의 비움 사상이 나온다. 기장 측 교회 목사님께 물으니 비움은 헬라어로 케노시스kenosis라 하여 예수님 마음의 본질이라며 영어 NIV 성경을 예로 들며 made himself nothing이라는 영어까지 들먹이며 사족을 단다. 그 목사님의 해석을 옮긴다면 자신의 몸을 없음 상태로 까지 만드셨다는 말이다. 곧 예수님은 하나님 자체이신데 하나님이시기를 포기하고 인간으로 오시어 인간을 위해 십자가에서 대신 죽으셨다는 것이다.

현대인의 지적 함량으로 이해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말이다. 쉽게 말해서 기독교 신앙은 신神인 하나님이 사람이 됐다는 말이다. 하나님이 사람이 됐다는 말은 하나님이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사람이 됨이다. 이는 곧 내가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서 그가 되어야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무리 쉽게 말하려 해도 여전히 어려운 말이다. 이를 일갈하고 나선이가 맹자와 장자다. 

인류3대 문장을 일러 맹자 장자, 그리고 춘추좌씨전이라 하는데 그중 맹자와 장자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말이 마음을 비웠다는 말은 가짜라는 것이다. 맹자 孟子 양혜왕上 7章과 등문공上 3章에 나오는 “항산이 없으면 항심도 없다<무항산無恒産 무항심無恒心>”는 말과 장자 제물론에 나오는 금자지언今子之言이다.
세상에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돈은 귀신도 춤추게 할 수 있다. 사마천은 부자되는 데는 세 단계가 있다고 말한다. 가진 돈이 없을 때는 맨몸으로 시작하며<무재작력無財作力>, 그렇게 해서 돈이 조금 모이면 머리를 쓰며<소유투지少有鬪智>, 그리고 어느 정도 돈이 모이면 때를 잘 맞춰 투자하라<기요쟁시旣饒爭時>.
이는 부자되는 큰 법칙<대부대경大富大經>이라고 했다. 본래 돈에는 주인이 없는 법이다. 다만 돈 버는 방법만이 여러 가지가 있을 뿐이다<부무경업칙화무상주富無經業則貨無常主>. 사마천은 화식열전貨殖列傳에서 말한다. 대개 일반 사람들은<범편호지민凡編戶之民> 나보다 열배가 많으면 헐뜯고<부상십즉비하지富相什則卑下之>, 나보다 백배가 많으면 두려워하고<백즉외탄지伯則畏憚之>, 나보다 천배가 많으면 그 밑에서 일을 하고<천즉역千則役>, 나보다 만 배가 많으면 그의 노예가 되는데<만즉복萬則僕> 이것은 세상의 이치다<물지리야物之理也>. 여기서 발아된 신조어 중 하나가 “대한민국 국민은 재벌의 노예다”라는 말이다. 듣기에 따라서 상당히 그악스런 말임에는 분명하나 그렇다고 아니라고 콕 집어 말하기도 또 그렇다. 바로 여기에 부모가 자녀에게 매일 눈 만 뜨면 공부하라고 성화인 이유가 있는 것이다. 듣는 자녀의 입장에서 같은 말을 듣기가 꽤 힘들겠지만 그럼에도 공부는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일부 학생들은 자신이 학교만 졸업하면 마치 무슨 전용 비행기를 타고 다니면서 업무를 지시하는 기업을 경영하는 CEO가 되는 줄로 아는가본데 분명한 사실은 그런 CEO보다는 지인의 아들의 표현을 토씨하나 안 빼고 그대로 적어본다면 변기통 뚜껑 덮어놓고 몰래 숨죽여 팔다 남은 삼각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는 경우가 허다하단다. 이 말 속에서 생각이 있는 학생이라면 요즘이 어느 시댄데 어떤 알바가 변기통 뚜껑을 덮어놓고 점심을 ...  이라며 비아냥거릴 것이 아니라 ‘나라면?’ 이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요즘의 대한민국 사람들은 어지간한 충격은 눈도 꿈쩍 하지 않을 만큼 충격적인 사건에 깊이 익숙하지만 그것이 자신과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경향 또한 익숙하다. 세상이 공부하지 않은 자를 어떻게 다루는 가를 멀리 갈 것도 없다 지금 당장 어머니 아버지에게 물어봐라. 몸서리쳐지는 하루의 생존기를 듣게 될 터이니. 공부해라. 제발 공부해라. 나중에 피 눈물 흘리지 말고...<原文:공평중孔平仲이 말한다. 공부해라<숙熟> 제발 공부해라<곡진숙曲盡熟> 왜. 공부하지 않느냐<하불병필유何不秉筆遊> 후일 낮밤으로 고단할 터<후일주야고后日晝夜苦> 피눈물로 푸른 적삼이 젖으리<읍루청삼습泣淚靑衫濕>원문을 이제 찾아서 첨부합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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