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원형의 숨결, 중고제에서…”
중고제 판소리의 전통과 실상, 그 실체를 규명하는 학술대회가 지난 10일 오후 충남대학교 인문대학 회의실에서 열렸다.
어문연구학회, 중고제판소리문화진흥회, 국회의원 조승래의 주최와 충남대 대학인문역량강화사업단, 충남대 국어국문학과의 주관으로 ‘판소리 중고제의 위상과 실상’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사재동 충남대 명예교수(중고제판소리문화진흥회 회장)의 기조발표와 배연형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신은주 교수(전북대), 김진경 교수(서울대), 최혜진 교수(목원대) 등이 주제 발표를 했으며, 중고제 판소리를 처음 연구했던 김석배 교수(금오공대)를 좌장으로 정병헌(전 숙명여대)·김태희(서울대)·박소현(영남대)·홍순일(목포대) 교수가 참여한 토론이 이어졌다.
사재동 교수는 기조발표에서 “중고제 판소리의 전통과 실상을 합리적이고 정당하게 파악하기 위해 중고제 판소리의 재조명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중고제의 개념과 범위, 형성과 전개 과정을 설명했다. 사 교수는 “중고제 판소리의 연창자들의 분포로 보아 충청지역이 중고제 판소리의 본거지임은 틀림없지만 지리적 영역에 가두어서는 안되며, 고제를 계승 발전시킨 중고제는 기호지방과 경기 일원, 충청 전 지역과 전북 북부까지 포함하여 유통이 이루어졌고 동편제와 서편제로 계승되고 있다”며 “중고제 판소리를 종횡으로 고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고제 판소리의 음원을 추적, 본격적인 중고제 판소리의 연구를 시작했던 배연형 교수는 “판소리 유파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은 1940년 정노식의 조선창극사에 기초를 두고 있다”며 “그가 중고제를 ‘비동비서의 중간’이라고 정의하는 바람에 혼란을 일으키게 되었다”고 말하고, “판소리의 시간적 전개 과정 속에서 중고제를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 판소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원형의 숨결을 중고제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은주 교수는 ‘김창룡 심청가 곽씨부인 대목 고찰’을 통해 중고제 판소리의 특징을 규명했다. 이어 김진경 교수는 ‘심상건 가야금산조:기존 가야금산조와의 차이점’을 가야금 연주를 곁들여 설명했으며, “심상건 산조의 주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틀에 짜여진 정형화된 산조가 아닌 즉흥적인 요소를 많이 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혜진 교수는 “이동백제 <적벽가>의 전승과 현대적 계승‘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정광수는 강장원과 함께 1940년경 이동백에게서 <적벽가> <삼고초려>를 배웠으며, 정광수로부터 적벽가를 배운 박성환 명창이 이동백의 중고제 판소리의 전통을 전승하고 있음을 밝혔다.그는 “충청지역을 대표하는 중고제 판소리의 존재는 명창들의 개성을 통해 다양하게 이루어져 왔지만 이동백제 <적벽가>는 유일하게 직접 전승을 통해 오롯이 계승되고 있음을 확인됐다”며 “이 전승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 보호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4시간 동안 이어진 이날 학술대회는 박성환 명창의 <적벽가>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