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숭정산을 지켜야 한다
사설- 숭정산을 지켜야 한다
  • 편집국
  • 승인 2018.10.19 18:08
  • 호수 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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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4년 서천군으로 통합되기까지 서천군은  서천군과 비인군, 한산군의로 나뉘어 있었다. 금강산이나 백두산만이 명산이 아니다 어느 고을에나 그 고을을 상징하는 산이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다. 서천군에는 천방산이, 비인군에는 월명산이 있다면 한산군에는 숭정산이 있다.

숭정산이 어떤 산인가. 고려 말 목은 이색 선생은 ‘한산팔영’을 지으면서 다음과 같이 썼다.
“우리 집이 있는 한산은 비록 작은 고을이지만, 우리 부자가 중국의 제과에 급제한 까닭으로 천하가 모두 동국(東國)에 한산이 있는 줄을 알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그 훌륭한 경치를 가장(歌章)으로 전파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팔영(八詠)을 짓는 바이다.”

목은 선생이 노래한 한산팔영시는 다음과 같다. △숭정암송(崇井巖松) △일광석벽(日光石壁) △고석심동(孤石深洞) △회사고봉(回寺高峯) △원산수고(圓山戍鼓) △진포귀범(鎭浦歸帆) △압야권농(鴨野勸農) △웅진관조(熊津觀釣)
이어 목은 선생은
“한산 팔영(韓山八詠)을 소나무[松]로 시작한 것은 스스로 책려(策勵)하는 뜻이고, 낚시질[釣]로 마친 것은 곧음을 생각한 것이며, 그다음의 일광(日光)은 동방에서 나와 원근(遠近)에 두루 미침을 의미한 것이고, 그다음의 고석(孤石)은 확고한 그 바탕에 드러난 그 우뚝함을 취한 것이며, 그다음의 회사(回寺)는 군(郡)의 사적(史蹟)을 중히 여기는 뜻이고, 그다음의 원산(圓山)은 병사(兵事)를 삼가는 뜻이며, 그다음의 진포(鎭浦)는 백성의 이로움을 보인 것이고, 그다음의 압야(鴨野)는 백성의 생활을 정립한 것이다. 그리하여 가벼운 일로부터 중한 일로 들어가서 말단적인 것을 먼저 말하고 근본적인 것을 뒤에 말한 것은 곧 진문(晉問)의 글이 당(唐)에서 마친 것을 본받은 것이니, 고을의 선사(善士)들은 감조(鑑照)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산팔경이 이같은 목은 선생의 글에서 나온 것이다. 이 중에서 가장 으뜸이 바로 ‘숭정암송’이다.

숭정산 아래에 숭정사라는 사찰이 었었는데 목은 선생은 이곳에서 7년 동안 글공부를 했다고 전한다.
이처럼 한산을 상징하는 숭정산이 크게 훼손될 위기에 처해있다. 태양광발전사업자들이 숭정산 정상 턱밑에 태양광발전단지 조성사업을 위해 서천군에 개발행위 허가 신청을 한 것이다. 그 면적이 1만1000여평에 이른다.

이에 대해 군은 19일 군계획위원회를 열어 이를 심의한다고 한다. 숭정산 외에도 서면 월리와 개야리, 원두리, 비인 관리에서도 같은 개발행위 허가신청이 있어 함께 심의할 예정이다. 숭정산을 지켜야 한다. 지구온난화를 재촉하는 산림파괴가 더 이상 자행돼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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