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주체는 나, 내 생각은 어떻게 내 생각이 되었을까?
생각의 주체는 나, 내 생각은 어떻게 내 생각이 되었을까?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8.10.31 13:26
  • 호수 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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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 찾은 홍세화 작가, “내 생각의 주인으로 살자”
▲홍세화 작가가 강연회가 끝난 뒤 주민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홍세화 작가가 강연회가 끝난 뒤 주민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서천군은 지난 27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생각의 좌표의 저자인 홍세화 작가를 초청해 제195회 서천문화학당을 진행했다.

시초면 신흥리 넉배마을 부엉이마실간극장에서 열린 이날 강연회에는 노박래 군수, 나소열 충남도 정무부지사 등이 참여했으며 홍 작가의 강연을 듣기 위해 찾은 주민들로 시초 산간마을을 가득 메웠다.

이날 홍세화 작가는 내 생각은 어떻게 내 생각이 되었을까?,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은 어떻게 형성된 것일까?” 라는 질문을 던진 후 지금까지 내 삶을 지배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지배할 내 생각은 폭넓은 독서와 열린 자세 토론, 다양한 경험과 여행 등의 직접 견문, 성찰이라는 4가지 경로로 내 것이 되었다고 말했다.

홍 작가는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지만 처음부터 생각을 갖고 태어나는 것은 아니며 세상을 살아가면서 생각의 주머니를 채워가게 된다돈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생각의 주인으로 살기 위해서 우선 생각의 주머니가 어떻게 채워지는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생각의 주머니를 채우는 것은 생각을 창조하거나 주입받은 것 둘 중의 하나라면서 생각을 창조하는 것은 쉽지 않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교육과정 등의 주입과정을 통해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어 생각의 주머니가 나의 존재에 맞게 채워진 것이 아닌 올바르지 못한 방식으로 채워진 현실을 20:80의 한국사회에 빗대어 이야기 했다. 현재 2080의 양극화 사회에서 왜 다수를 차지하는 80이 정치적 힘을 통해 고치지 못하고 예속된 삶을 살아야 할까?”, “민주주의에 의하여 교정되지 못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이는 생각의 주머니를 기획하고 선택하는 내용들을 독점하는 쪽이 20에 해당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80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불안에 지배당하고 있기 때문이며 인간의 기본적인 존엄성마저 무시되고 있는 위치로 떨어지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이 이런 질문을 하는 것조차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 지배세력들이 사회구성원들에게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 경쟁에서 이기는 것을 요구하지만 그 경쟁은 또 다시 불안을 가중시키며, 공동체가 파괴되는 상황에 기댈 곳이 있어야 하는데 선배, 친구, 교수도 다 같이 경쟁의 상대가 되어 인간관계가 파괴됐다고 말하고 이런 사회에서 자기 형성의 자유가 아닌 자본형성의 자유만 남게 됐다굴종과 자발적 복종이 일어나는 상황이 곧 20:80의 사회를 유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사회에서 생각의 주머니를 올바로 채우지 못한 원인에 대해 제도교육과 미디어를 꼽았다. 제도교육의 주입식 암기교육, 국가권력이 장악하고 있고 미디어를 통해 자본의 논리가 관철되었고 결국 생각의 주머니를 채워놓은 내용이 지배층에서 갖고 있었던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식민지 백성에게 자기 스스로 생각을 채운 다는 것은 지배세력의 생각과는 전혀 맞지 않다. 지배세력이 요구하는 생각만 집어넣으면 되지 식민지 백성에게 무슨 자기 생각이 필요하겠냐현재 한국사회의 제도교육과 미디어는 일제 식민지시절부터 고착화된 한국근대교육의 폐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바른 생각의 주머니 채우기만이 생각의 주인으로 설수 있다고 했다. 그것은 폭넓은 독서와 열린 자세 토론, 다양한 경험과 여행 등의 직접 견문, 성찰의 과정이라고 했다. ‘폭넓은 독서란 지금까지 살아온 사람들 중 책을 남긴 사람의 생각을 내가 주체적으로 참조하는 것이고, ‘열린 자세의 토론이란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의 생각을 열린 자세로 참조하려고 주체적으로 소통하는 것, ‘직접 견문이란 오감을 가진 주체로서 보고 겪고 느낀다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성찰이란 폭넓은 독서와, 열린 토론, 그리고 직접 견문을 통해 만나는 뭇 생각들이 소우주와 같은 나의 의식세계 안에서 서로 다투고 비벼지고 종합되고 정리되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1995년 자전적 에세이인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를 출간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언론인이자 평론가, 사회운동가인 홍세화 작가는 남민전 사건으로 프랑스에 망명했다가 2002년 귀국한 뒤 한겨레신문 기획위원으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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