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군 경제 흥망 달려있다. 관심 보여달라”
“서천군 경제 흥망 달려있다. 관심 보여달라”
  • 뉴스서천
  • 승인 2019.10.16 17:58
  • 호수 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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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아스콘공장 반대 투쟁 벌이는 마서면 주민들
▲레미콘아스콘공장 유치 반대 투쟁을 벌이는 유치반대추진위원회 군청 앞 농성장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이홍식 위원장
▲레미콘아스콘공장 유치 반대 투쟁을 벌이는 유치반대추진위원회 군청 앞 농성장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이홍식 위원장

2016년 서천군은 레미콘 관련 사업의 인허가를 3차례나 내주지 않았다. 종천면 화산리, 마서면 한성리, 서천읍 두왕리 등지에서 사업 허가 신청이 들어왔으나 비산먼지를 발생시켜 주민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 그 이유였으며 군의 이러한 조치는 주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이 해 말 엘에이치공사가 장항생태산업단지 입주기업 1호로 비금속광물 제조업(아스콘, 레미콘)과 부지계약을 체결한 것이 알려지며 큰 파장을 불러왔다. 엘에이치공사가 계약을 체결한 부지는 장항읍 옥산리 712-1번지 인근으로 반경 1km 이내에 옥산리 닭뫼 마을과 송림초등학교가 있다.

생태산업단지에 레미콘 공장이 웬말이냐며 주민들의 반발이 거셌다. 서천군내 아스콘협의회와 레미콘협의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장항생태산업단지는 식품과 첨단가공업체 등이 입주할 예정인데 비산먼지를 유발하는 사업을 산업단지에 1호 기업으로 유치하면 향후 산단 기업유치에 악영향을 초래할 뿐더러 서천군내 동종산업의 경쟁력 약화와 연쇄 도산 우려도 제기되는 바 서천군과 엘에이치공사는 이번 계약을 즉각 취소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항산단의 경우 군은 엘에이치가 맺은 계약을 법적인 절차상 하자가 없다며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 개별입지가 가능한 공단부지는 적정 입주심사 등 행정 절차를 거쳐 엘에이치공사가 분양을 한 것이라며 서천군으로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타 지역에서는 이같은 일을 미리 예측하고 입주제한 장치를 두고 있다. 레미콘을 비롯한 공해 유발업종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아산국가산단과 전남 광양국가산단이 있는가 하면 군산국가산단이나 영암 대불공단, 여수 국가산단 등은 공해유발업종이나 산업단지 유치와 관련해 입주제한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입주를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장항생태산업단지에는 이러한 입주제한장치가 없었다. 서천군에서는 이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그대로 둔다면 장항생태산단은 각종 유해업종의 집합소로 전락할 가능성이 컸다.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선 군은 입주제한장치를 마련했으며 1호 입주 기업으로 입주신청을 한 레미콘 업체는 입주를 포기하고 사건은 일단락됐다. 이 때 입주를 포기한 업체는 세종시 연기면에 사업장이 있었으나 세종시에 국무총리실이 이전하면서 사업장을 옮기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그 업체가 지난 78일 서천군에 레미콘 아스콘 공장 설립 허가 신청을 했다. 사업장 부지는 장항생태산단 지근거리에 있는 마서면 옥북리 산1-3번지, 1-15번지 일원이다. 이에 옥북리를 비롯한 덕암리, 어리 등 마서면 주민들이 마을지키기 투쟁에 나섰다. 마서면 37개 마을 이장들의 모임인 마서면이장단협의회가 앞장섰으며 옥북리 이홍식 이장이 유치반대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군청 앞 농성장에 내걸은 현수막
▲군청 앞 농성장에 내걸은 현수막

 

이들은 추석 전인 96일 군청 앞 민원인주차장에 농성장을 마련하고 시위에 들어갔다. 시위 39일째를 맞은 14일 군청 앞 농성장에서 이들을 만나보았다.

이홍식 위원장에게 군이 어떤 대응을 보이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오는 18일 군계획위원회에서 심의를 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서류를 보완하라며 심의 대상에서 제외시켰습니다. 118일까지 서류를 보완하라고 했다 합니다. 뭘 보완하라는 것인지 영업 비밀이라며 우리에게는 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2016년도에 주민들을 위해 3곳에서 불허했던 레미콘 공장을 이번에는 단호히 물리치지 못하고 시간을 끌고 있는 것이 궁금했다.

그래서 답답합니다. 땅값을 7회나 납부한 상태였다는데 생태산단 포기할 때 군과 무슨 이면계약이라도 있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홍식 위원장을 비롯한 농성장을 지키는 주민들은 하나같이 마서면 주민뿐만이 아니라 서천군 전체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반경 1km 외에 옥북리, 어리, 덕암리 마을이 있습니다. 천산아파트도 반경 1km 이내에 있습니다. 2km 이내에 서남초등학교, 마서면사무소, 장항역이 있습니다지도를 보고 확인해보니 서남초등학교와는 1.6km, 생태원 에코리움과는 2.5km 떨어져 있다. 위로는 서천읍, 아래로는 장항읍이 있다. 서천군의 한복판에 레미콘 아스콘 공장이 들어서려 하고 있는 것이다.

아스콘 공장에서 발생하는 악취에 1급 발암물질 벤조필렌이 들어있답니다. 이 냄새가 비중이 공기와 같아 축산분뇨 냄새처럼 퍼져 나갑니다. 장항제련소를 겪어봐서 압니다. 마서면 뿐만 아니라 화양면에서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굴뚝 연기 아황산가스가 부여 청양까지 갔습니다. 그런데 서천특화시장 안심할 것 같아요? 냄새나는데 누가 회 먹으러 오겠어요? 서천군 경제 흥망이 달려있는 문제입니다. 논산시 연산에서는 아스콘 공장 허가가 났는데 주민들 반대로 착공을 못하고 있습니다

아스콘 공장은 신청을 안하고 레미콘 공장만 허가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수도 그랬어요. 레미콘 공장 들어서면 아스콘 공장은 따라 들어온다고. 그래서 그 내용을 가두방송에서 얘기했더니 군 직원이 그 내용은 빼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9월 말경 부군수와 면담을 했다 한다.

부군수가 그랬습니다. 마서면 주민들 요구는 충분히 알았으니 700여 군청 직원들 조용히 일 좀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생업을 접어두고 이러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랬더니 나중에 허가 나면 그때 가서 군청을 불지르던지 폭파하든지 하면 될 거 아니냐고 그럽디다. 그게 부군수가 할 말입니까? 그 후로 부군수가 만나자 해도 만나지 않고 있습니다

레미콘, 아스콘은 소비지에서 가까울수록 수익이 많이 나는 소비지 입지형 산업이다. 굳이 서천군에 사업장을 두려는 이유가 무엇일까. 혹시 내부개발에 연간 수천억원씩 퍼붓고 있는 새만금에 공급하려는 것이 아닐까.

사업신청을 한 업체는 규모가 전국에서 3번째로 크다는데 서천, 부여, 보령 일대에는 그런 수요처가 없습니다. 건설관련업계에서 새만금으로 갈 거라고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러면 새만금 옆에다 지어야지 왜 청정지역 서천에 와서 사람을 내쫓으려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식품업체들이 반대해서 생태산단에 입주를 못했다는데 우리가 식품업체보다 못합니까?”

이들은 서천군의 흥망이 달려있는 만큼 많은 주민들이 관심을 보여주길 호소했다.

<허정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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